믿었던 1차지명 듀오 곽빈-이영하가 도합 10볼넷을 내주며 무너진 두산. 그러나 또 다른 믿을맨 김명신이 결정적 삼진 2개로 위기를 수습했다.
곽빈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1피안타 7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 시작과 함께 전반기처럼 영점잡기에 애를 먹었다. 선두 조용호의 볼넷을 시작으로 황재균-강백호에 연달아 스트레이트 볼넷을 헌납하며 순식간에 무사 만루에 몰린 것. 제라드 호잉을 3구 끝 유격수 뜬공 처리할 때까지 무려 13구 연속 볼을 던졌다. 그러나 1사 만루에서 김준태와 천성호를 연달아 삼진으로 잡고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1회 투구수는 26개.

2회에도 제구 난조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선두 신본기와 심우준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1, 2루에 처했다. 그러나 2회에도 주자가 나가자 영점이 잡히면서 조용호-황재균 테이블세터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3회부터 마침내 안정을 찾았다. 강백호-호잉-김준태 순의 클린업트리오를 7구 삼자범퇴 처리한 뒤 4회 선두 천성호의 안타와 신본기의 희생번트로 맞이한 1사 2루서 배정대-심우준을 손쉽게 범타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1-0으로 앞선 5회 다시 3타자만을 상대하며 승리 요건까지 갖췄다. 5회까지 투구수는 82개. 2회까지 볼넷 5개를 허용한 투수의 반전이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1사 후 다시 제구가 흔들리며 김준태-천성호를 연달아 볼넷 출루시켰다. 이후 이영하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이영하가 대타 박경수와 배정대를 잇따라 루킹 삼진 처리하며 승계주자 2명이 지워졌다. 5⅓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한 곽빈이었다.
문제는 이후의 상황이었다. 이영하마저 볼넷이 전염됐는지 7회 1사 2루서 황재균-강백호에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자초했고, 이후 호잉을 만나 무려 11구 승부 끝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영하는 그대로 마운드에 주저앉아 11번째 공의 볼 판정에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두산은 계속된 1사 만루 역전 위기서 전천후 김명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투수 교체는 대성공이었다. 김명신은 KT의 연이은 대타 작전에 주눅이 들 법도 했지만 대타 유한준과 대타 장성우를 연달아 루킹 삼진으로 잡고 동점 상태서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위기 뒤엔 찬스가 오는 법. 두산은 7회말 곧바로 호세 페르난데스와 대타 최용제의 적시타, 박계범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4-1로 격차를 벌렸다. 김명신은 8회에도 삼진 2개를 포함 삼자범퇴를 만들고 9회 마무리 김강률에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최종 결과는 두산의 4-1 승리. 김명신은 만루에서 선보인 강렬한 삼진 2개를 시즌 3번째 구원승으로 보상받았다. 2018 1차지명 곽빈과 2016 1차지명 이영하가 볼넷 10개로 자초한 대혼란 상황을 훌륭하게 수습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