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라시코’ 명품 승부가 펼쳐졌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LG와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팀간 11차전 맞대결에서 4-4 무승부를 거뒀다. 양 팀 모두 사력을 다한 접전이었다. 사실상 가을야구를 방불케 했다.
우선 경기 초반에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득점을 만들거나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2회초 오지환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이영빈의 우중간 방면 안타때 상대 중계플레이가 전개되는 틈을 타서 홈까지 쇄도해 득점을 일궜다. 이영빈은 2루를 향하다 아웃이 됐지만 오지환의 홈 쇄도를 위한 ‘미끼’가 됐다.

이어진 2회말 롯데 역시 1사 1루에서 한동희의 중전 안타 대 1루 주자 전준우가 과감하게 3루로 향했다. 그 사이 한동희도 2루까지 도전하는 과감한 베이스러닝을 펼쳤다. 첫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 결과가 번복되면서 1사 2,3루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LG와 달리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이후 양 팀은 득점과 별개로 호수비 퍼레이드를 펼쳤다. LG가 3회초 선두타자 이성우의 중전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이후 홍창기가 1루수 방면으로 강습 타구를 때렸다. 롯데 1루수 정훈이 날아올랐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거미손처럼 막아내면서 순식간에 타자와 1루 주자를 모두 아웃시켰다.
대신 LG는 4회초 이영빈의 적시 2루타, 문성주의 2타점 적시타로 4-0까지 달아났다. 롯데도 이어진 4회말 정훈의 땅볼과 추재현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만회했다.
LG도 호수비로 응수를 했다. 5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안치홍의 타구가 좌전 안타로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유격수’ 오지환이 어려운 바운드를 정확한 타이밍에 다이빙을 하면서 잡아냈다. 1루에 송구까지 완벽하게 해내면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선발 투수 임찬규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사령탑 류지현 감독 역시 버선발로 마중을 나와 오지환을 맞이했다.
이후에는 롯데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6회말 2사 1루에서 추재현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를 하며 기회를 이어갔고 마차도의 적시타, 그리고 손아섭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4-4 동점이 만들어졌다.
롯데는 이후 기세를 이어 역전까지 노렸다. 하지만 LG의 수비, 마운드의 견고함에 눌렸다. 롯데는 7회말 전준우, 안치홍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롯데 벤치는 한동희에게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작전을 실행하게끔 했다. 한동희의 타구는 외야로 향했다. 나름 잘 맞았다. 그러나 번트를 대비해서 전진해 있던 중견수 홍창기의 레이더에 걸렸다. 홍창기의 과감한 대시와 슬라이딩 캐치로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이후 정훈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마운드에 있던 이정용으 1사 만루에서 안중열, 추재현을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위기를 스스로 극복했다. 이날 정우영, 김윤식 등 불펜 자원들 가동이 여의치 않았던 상황에서 이정용은 6회 2사 후부터 8회까지 2⅓이닝 32구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마무리 고우석까지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양 팀은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저마다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는 경기 결과. 하지만 치열하게 승리를 쟁취해야 했던 이유가 있었다. 3위로 내려앉은 LG는 2위 삼성, 1위 KT를 추격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날 KT는 두산에 패했고 삼성은 KIA에 승리를 거뒀다. 1위 KT와 승차는 3경기에서 2.5경기로 줄었고 2위 삼성과 승차는 0.5경기에서 1경기로 늘어났다. 답보 상태였다.
5위 추격전을 펼치면서 최소 10승4패를 해야만 희망이 보이는 롯데 역시 무승부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날 5위 키움이 NC를 8-2로 잡아내면서 승차가 더 벌어졌다. 승차는 3경기에서 3.5경기로 더 벌어졌다. 가을야구에 버금가는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