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해, 그런데 연봉 140억원 상승…먹튀 위기의 MVP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0.15 05: 36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밀워키 브루어스는 그러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1승3패로 패하며 탈락했다. 2~3차전 연속 무득점 포함 4경기에서 총 6득점에 그친 타선 침묵이 뼈아팠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4차전에서 4-5 패배가 가장 아쉬웠다. 9회 2사 1루로 동점 주자가 나갔지만 마지막 타자가 허무하게 배트도 휘두르지 못한 채 3구 삼진을 당했다. 2018년 내셔널리그 MVP였던 크리스티안 옐리치(30)의 무기력한 삼진과 함께 밀워키의 2021시즌이 끝났다. 
옐리치는 이번 디비전시리즈 4경기에서 15타수 3안타 타율 2할에 그치며 홈런과 타점이 전무했다. 볼넷 2개를 얻는 동안 삼진 8개를 당했다. 경기 후 옐리치는 "굉장히 실망스럽다. 내가 더 잘했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포스트시즌까지 1년 내내 부족했다. 경기의 일부이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자책했다. 

[사진] 크리스티안 옐리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그는 "매년 포스트시즌에 들어갈 때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리 좋은 투수진을 활용하지 못했다"며 "좋을 때가 있으면 힘들 때도 있다. 충격 극복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옐리치의 부진이 이번 가을야구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 올 시즌 117경기 타율 2할4푼8리 9홈런 51타점 OPS .736으로 2013년 빅리그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조정 OPS(99)가 평균에 못 미치는 것도 처음이다. 앞서 단축 시즌이었던 지난해 58경기 타율 2할5리 12홈런 22타점 OPS .786 부진을 더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게 됐다. 2년 만에 평범한 타자로 전락했다. 
2013년 마이매미 말린스에서 데뷔한 옐리치는 2018년 밀워키로 트레이드된 후 잠재력을 폭발했다. 그해 147경기 타율 3할2푼6리 36홈런 110타점 장타율 .598 OPS 1.000을 기록했다. 타율, 장타율, OPS 1위에 오르며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했다. 
[사진] 크리스티안 옐리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년에도 시즌 막판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오른쪽 무릎 뼈가 부러져 시즌 아웃되기 전까지 130경기 타율 3할2푼9리 44홈런 97타점 출루율 .429 장타율 .671 OPS 1.100으로 펄펄 날았다. 코디 벨린저(LA 다저스)에게 밀려 2년 연속 MVP는 놓쳤지만 개인 최다 44홈런 30도루에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1위를 휩쓸며 리그 톱클래스 선수로 우뚝 섰다. 
밀워키는 지난해 3월 옐리치와 9년 총액 2억1500만 달러(약 2550억원), 구단 역대 최고액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마이애미와 맺은 7년 연장 계약의 마지막 2년이 포함된 조건. 2022년부터 실질적인 연장 계약이 시작된다. 올해 1400만 달러(약 166억원)였던 연봉이 내년 2600만 달러(약 308억원)로 1200만 달러(약 142억원)나 수직 상승한다. 2028년까지 엘리치의 연봉은 2600만 달러로 고정된다. 
[사진] 크리스티안 옐리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공교롭게도 최악의 시즌을 보낸 뒤 연장 계약 첫 시즌이 시작된다. 내년에도 옐리치가 부활하지 못하면 밀워키에겐 두고두고 땅을 칠 악성 계약이 될 수도 있다. 무릎 부상 이후 2년째 타구 속도와 배럴 타구 생산력이 떨어지면서 땅볼 타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크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