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x송중기→박정민x이제훈, 韓영화계 이끄는 젊은피(폐막③)[26th BIFF]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10.15 18: 51

 30대 중반 남자 배우들이 어느덧 영화계에서 자리를 잡았다. 물론 그들의 걸출한 선배들이 여전히 탄탄하게 이끌어주고 있으나, 파릇파릇하던 20대 배우들이 ‘괄목상대’해 이제 그들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원숙한 주인공으로서 연기력을 뽐내고 있기에 놀라운 일은 아닐 터다.
올해 열린 2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수놓은 남자 배우들은 유아인, 송중기, 박정민, 이제훈 등으로 압축된다. 
이들이 연기력을 갖춘 점도 유효하겠지만 매 작품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며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주저없이 달려 스크린에 등장한 덕분이다. 

무엇보다 2040세대 여성들이 주관객층으로 등장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게다. 스타 팬덤은 주로 젊은 여성 관객층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잘생긴 외모 하나만으로 연기자로 인정받기 어렵다. 스타가 되더라도 반짝 관심을 받고 잊히기 일쑤. 연기 수업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로 하룻밤 사이에 톱스타로 떠오르곤 하던 일은 옛말이 됐다. (연예인의 외모가 인기를 얻는 데 중요하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먼저 유아인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이 올해 신설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되면서 부산영화제에 참석했다. 오픈 토크 및 GV에서 그는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제목이 좋았다. 지옥과 천국, 선과 악을 다루는 작품은 많지만 이렇게 지옥을 내세우는 작품은 없었다”며 “제안 받았을 때 사이비 종교의 대장 역할이라 며칠 고민하는 척 했지만 사실 그 자리에서 출연을 이미 생각했다”고 말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는 8일 열린 제15회 아시아필름어워즈(AFA)에서 홍의정 감독의 영화 ‘소리도 없이’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아시아에 이름을 공고히 알렸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송중기는 올 초 선보인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의 GV 및 오픈 토크에 참석하며 영화 팬들을 만났다. 그는 개막식 사회를 맡아 영화제 시작 분위기를 띄우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박정민과 이제훈이 감독으로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언프레임드’ 프로젝트가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면서 두 사람도 무대에 섰다. 이들은 각각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선거를 담은 초딩 누아르 ‘반장선거’, 20대 청춘들의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 ‘블루 해피니스’를 내놓았다. 12월 왓챠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박정민은 연출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초등학교 4학년 때 반장선거에 진심인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모습이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며 “어느 날 TV를 보는데 어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시나리오를 썼고, 아이들의 세상을 조금 비틀어서 바라봤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오픈 토크를 통해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키워드를 나열해보니 코인, 주식, 중고거래 등이었다”며 “처음부터 정해인의 말투와 행동을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썼는데 다행히 정해인이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다면서 한다고 해서 기뻤다. 그를 통해 감독으로서 캐스팅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작업을 통해 내가 정말 영화를 사랑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무튼 올해 부국제에서 만난 이 네 사람을 보면서 앞으로 만날 드라마와 영화에서 어떤 것들을 보게 될지 은근한 기대를 가져봤다. 작품 속 그들이 내게 많은 것, 좋은 내용을 메모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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