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명 행복" 미국-호주-독립야구 거친 '120만 달러' 타자의 감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0.16 05: 14

"뽑아주셨을 때 기분 좋고, 행복했죠."
2022년 KBO 신인 2차 5라운드 전체 4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외야수 권광민(24)은 우여곡절이 많은 야구 인생을 보냈다. 장충고 시절 5툴 플레이어로 주목받은 그는 2015년 8월 시카고 컵스와 120만 달러에 계약하며메이저리그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137만 달러에 사인한 추신수에 이어 한국인 야수 계약금 역대 공동 2위로 기대치가 컸다. 1999년 컵스와 120만 달러에 계약한 내야수 최희섭과 같은 액수.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았다. 2018~2019년 겨울에는 호주프로야구 질롱 코리아에서 뛰며 다음 시즌을 준비했지만 개막을 앞두고 컵스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올해 창단한 독립야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서 경기를 뛰며 KBO 신인 드래프트를 준비했다. 

권광민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달 13일 열린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부름을 받은 권광민은 드디어 KBO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최근까지 스코어본에서 독립리그 경기를 뛰었고, 지난 13~15일 대전에서 한화 소속으로 첫 훈련도 소화했다. 그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님께서 지명을 축하하며 반겨주셨다.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다들 편하게 해주셔서 재미있게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해 독립리그 경기에 꾸준히 스카우트를 보내 권광민을 지속 관찰했다. 권광민도 내심 한화 지명을 생각했다. 그는 "지명 순위나 팀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한화를 생각하긴 했다. 뽑아주셨을 때 기분이 좋고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야구를 시작한 건 1년간 천안에서 지내던 초등학교 4학년 시절이라 한화 연고 충청 지역과도 인연이 있다. 
스코어본에서 권광민을 지도한 송진우 감독과 이양기 타격코치도 한화 출신이다. 권광민은 "전역하고 얼마 안 있다 스코어본에 합류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감각을 금방 끌어올릴 수 있었다. 주변 도움으로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송진우 감독 요청으로 독립리그 포스트시즌까지 스코어본에서 뛰고 난 뒤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 계획이다. 
권광민 /한화 이글스 제공
외야 자원이 부족한 한화에서 권광민은 1군 즉시 전력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는 "제가 잘하면 기회를 받을 것이다. 실력을 갖춰야 기회를 살릴 수 있다"며 "그동안 여러 곳에서 야구하며 많은 경험을 했다. 과거 경험이 앞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을 꾸준히 해야 하고, 하면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권광민은 189cm, 90kg 큰 체구에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중장거리 타격을 갖춘 좌타 자원. 타격에 기대감이 크지만 그는 "수비에서 강한 어깨를 보여주고 싶다. 덩치에 비해 발이 빠르다. 감독님이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좋아하시는 만큼 주루도 욕심난다. 추신수(SSG) 선배님 같은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권광민 /한화 이글스 제공
권광민의 훈련을 지켜본 수베로 감독은 "우측으로 당겨치는 타구는 멀리 간다. 파워는 스카우트팀으로부터 들은 그대로인 것 같다"고 기대했다.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도 "짧게 봤지만 좋은 선수 같다. 배트를 활용할 줄 안다. (권광민의 재능이) 우리 팀이 필요로 하는 유형의 선수인 것 같다"며 "권광민이 팀에 합류하게 돼 너무 좋다. 앞으로 그에 대해 알아갈 날들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광민은 "잘 적응하고 준비해 내년 1군에서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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