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쉬었던 것일까. 5일을 쉬고 나온 한화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풀충전한 투수진을 활용하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 10일 대전 KIA전 더블헤더 이후 5일 동안 휴식을 취했다. 전반기와 후반기 사이 올림픽 브레이크를 제외하면 가장 긴 휴식기. 지친 선수들이 충분히 쉬고 16일 수원 KT전을 준비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경기 전 "KT 2연전에는 거의 모든 투수들이 불펜 대기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나설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 김민우까지 3명의 선발투수를 제외하곤 투수 전원 투입이 가능했다.

앞서 5일을 쉬었고, 주말 2경기를 마치면 또 3일 휴식이 기다리고 있어 마운드 총동원이 가능했다. 1위 굳히기가 시급한 KT에 고춧가루를 뿌릴 기세였지지만 결과는 2-11 완패. 최근 5연패를 당해 10위 꼴찌가 굳어졌다.
푹 쉰 투수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경기였다. 선발 닉 킹험이 4회까지 1점으로 잘 막았지만 5회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뒤 2점을 추가로 내줬다. 무사 1,2루에서 황재균의 투수 앞 땅볼을 잡았지만 판단이 아쉬웠다.
2루 주자가 3루까지 반도 가지 못한 상태에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1루로 던져 한 베이스씩 허용했다. 결국 계속된 2사 2,3루에서 강백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6회에도 2사 후 3연속 안타를 맞은 킹험은 5⅔이닝 4실점 패전을 안았다.
킹험에 이어 나온 불펜투수도 불안했다. 윤호솔이 6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강판됐고, 윤산흠도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을 하며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교체됐다. 7회에만 3번째 투수로 올라온 이충호도 적시타를 맞아 승기를 넘겨줬다. 8회에는 김이환이 안타 3개, 볼넷 2개에 폭투까지 범하는 등 4점을 추가로 내주며 무너졌다.

무엇보다 타선 침묵이 아쉬웠다.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7회까지 무득점으로 꽁꽁 묶이며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8회 최재훈의 2타점 2루타로 무득점을 모면했지만 이미 승부가 넘어간 뒤.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5일 휴식 어드밴티지를 허무하게 날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