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킬러, 성공적인 데뷔 시즌 "19살에게 보기 힘든 침착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0.20 10: 41

 한화 신인 좌완 투수 김기중(19)이 데뷔 첫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3일 팔꿈치에 미세한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김기중은 잔여 시즌 복귀 계획이 없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군에 올릴 계획이 없다. 많이 던졌기 때문에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기중은 2군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를 선발로 나서 23⅔이닝을 던졌다. 6월 1군 데뷔 후 15경기(12선발)에서 53⅔이닝을 소화했다. 1~2군 총 20경기(17선발)에서 77⅓이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닝수만 놓고 보면 그렇게 많지 않지만 지난해까지 고교에서 뛰다 처음 프로에 온 만 19세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수베로 감독은 관리를 위해 선발승 요건을 눈앞에 둔 김기중을 여러 차례 교체하기도 했다. 올해 100구 이상 던진 것도 지난 8월31일 대전 KT전(6이닝 103구)이 유일하다. 

한화 이글스 김기중 /OSEN DB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수베로 감독은 무리하지 않고 김기중의 시즌을 셧다운시켰다. 내년에도 한화 마운드의 중요 전력이 돼야 할 선수이기 때문이다. 데뷔 첫 해 성적은 2승4패 평균자책점 4.70 탈삼진 36개. 퀄리티 스타트는 한 차례 있었다. 순수 신인 투수로는 이의리(KIA) 다음으로 유의미한 성적을 냈다. 
수베로 감독은 "김기중에게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1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돌기 위해선 등판 사이마다 다음 상대에 맞춰 패턴을 바꾸는 등 조정을 하는 게 필요한데 그런 점도 잘됐다"고 평가했다. 
한화 이글스 김기중 /OSEN DB
이어 그는 "김기중의 또 다른 장점은 나이에 맞지 않게 마운드에서 차분한 모습이다. 주자가 나가거나 경기가 잘 안 풀려도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 나이대에 보기 힘든 모습이다. 그런 성격적인 부분도 김기중이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멘탈도 긍정적으로 봤다. 
기록으로도 이런 김기중의 장점이 잘 나타난다. 시즌 전체 피안타율은 2할9푼4리로 높은 편이지만 득점권에는 2할3푼2리로 낮아진다.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 3개가 있었지만 7타수 1안타 3삼진으로 꽤 안정적인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상대 타자가 누구든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릴 줄 안다. 리그 최정상급 타자 강백호(KT)와 맞대결에서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절대 우세를 보였다. 지난해 한화 입단 후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강백호를 꼽았던 패기대로 과감하게 승부해서 이겼다. 
한화 이글스 김기중 /OSEN DB
한화는 내년 시즌 외국인 투수 2명과 토종 에이스 김민우까지 1~3선발은 고정이다. 남은 두 자리를 놓고 김기중은 내년 거물 신인으로 기대를 모으는 문동주, 박준영 등 150km 강속구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김기중은 "내년에 좋은 신인들이 들어오니 경쟁이다. 자신 있다. 제 할 것만 하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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