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루수 서건창이 공수에서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숫자로 명백히 드러나는 공격 지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수비 범위다. 최근 몇 년 사이 가뜩이나 수비 범위가 좁아진 그는 시즌 막판 체력 문제까기 겹치면서 타구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
서건창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7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3회 2사 후 김혜성의 1~2루 사이로 빠져나가는 땅볼 타구를 따라가다 포기했다. 4~5차례 바운드가 되면서 데굴데굴 빠져나가는 타구에 슬라이딩도 하지 못했다.

5회 1사 2,3루에서 김혜성이 친 타구는 2루수와 2루 베이스 사이로 향했다. 2루수 옆으로 2바운드로 굴러갔는데 서건창은 풋워크가 무디었고, 2~3걸음 움직였지만 외야로 빠지는 타구를 쳐다봤다. 몸쪽 공을 때려 약간 먹히는 타구였는데, 타구에 첫 반응이 상당히 느렸다.
서건창은 2015년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이후 수비력은 뚝 떨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몇 년 간은 키움에선 2루수 보다는 지명타자 출장 빈도가 늘어났다. 2루수로 2019년 62경기 498이닝, 2020년 54경기 441⅔이닝 출장에 그쳤다.
올해 키움에선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김혜성 유격수-서건창 2루수로 시즌을 출발했다. 서건창은 FA를 앞두고 지명타자 보다 2루수로 많이 출장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가치를 올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2루 수비가 단번에 좋아지긴 어려웠다. 오히려 수비 부담으로 타격까지 하락세로 악영향을 주는 것 같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3푼3리로 좋았으나 5월에는 2할5푼, 6월에는 2할1푼으로 뚝 떨어졌다.

그럼에도 LG는 서건창의 커리어, 2014년 MVP를 수상하는 등 과거 클래스를 기대하며 후반기를 앞두고 전격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3개월 뛰고 FA가 되는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선발 투수 정찬헌을 내줬다. 현재까진 트레이드 실패다. 서건창은 이적 후 2할5푼대 타율에 그치고 있다.
서건창은 20일까지 올 시즌 2루수로 121경기(선발 119경기)에 출장해 967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2루수로 거의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20일 경기 전 “센터라인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서건창은 작년까지 수비 이닝이 적었다. 올해는 키움에서도, LG에 와서도 수비 부담도 많다”고 언급했다. 19일에는 “(서건창이)체력적으로 지쳤다. 더블헤더도 있고 많이 처져 있다. 주말 더블헤더 경기에선 스타팅으로 뺐다. 오늘부터 회복됐다”는 말도 했다.
서건창은 지난 주 6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과 함께 주간 타율은 9푼1리(22타수 2안타), OPS .258로 참담했다. 10월 타율은 1할9푼(63타수 12안타), 최근 10경기 타율은 1할2푼1리(33타수 4안타)다.
결국 최근 5경기에서 출장 방식이 다양하다. 지난 16일 NC전 선발 제외(대타 출장 2타수 무안타), 17일 NC 더블헤더 1차전 결장, 2차전 7번 2루수 선발 출장(1타수 무안타 후 교체), 19일 키움전 2번 2루수 선발 출장(4타수 1안타 1볼넷), 20일 키움전 7번 2루수 선발 출장(3타수 1안타 1볼넷)
7번 타순은 지난 17일이 처음이었다. 서건창의 현재 타격감, 체력을 고려해 5경기 중 2번이나 하위타순으로 출장했다. 그러나 타격은 반등할 지 모르나, 2루 수비 문제는 더 도드라질 가능성이 높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