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튼 감독이 기자라면, 신인왕 1표는 누구? 팔은 역시 안으로 굽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0.23 04: 14

"롯데 감독이 아니라 기자라면 누구에게 신인왕 투표를 할 건가요?"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2일 사직 한화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질문을 받았다. 웃음을 터뜨린 서튼 감독은 "선입견이 있을 수 있지만"이라고 전제를 달면서 롯데의 특급 불펜으로 거듭난 최준용(20)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롯데 1차 지명으로 프로 데뷔한 최준용은 올해 2년차 중고 신인. 5월 중순 어깨 회전근개 중 하나인 견갑하근이 파열돼 두 달 가까이 공백기가 있었지만 6월말 복귀 후 연일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 /OSEN DB

8월11일 창원 NC전부터 15일 사직 LG전까지 23경기 23⅔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펼쳤다. 이 기간 1승12홀드를 거두면서 2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시즌 전체 성적도 41경기 44⅓이닝 3승2패1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2.84 탈삼진 41개. 지난 2007년 두산 임태훈이 기록한 신인 최다 20홀드에도 딱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시즌 내내 신인왕 레이스 선두주자로 활약한 이의리(19·KIA)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 이의리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94⅔이닝을 던지며 4승5패 평균자책점 3.61 탈삼진 93개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145km 강속구로 피안타율이 2할4리에 불과하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 /OSEN DB
전반기까지 독보적인 페이스를 보였다. 도쿄 올림픽에도 발탁돼 막내 선발로 분투하며 국민적 인지도도 쌓았다. 승수가 부족하지만 요즘 시대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덕아웃 계단에서 미끄러져 오른 발목을 다치며 이탈했고, 복귀전으로 준비했던 21일 광주 한화전에도 손가락 물집 때문에 등판이 불발됐다. 그 사이 최준용이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으면서 백중세로 판이 바뀌었다. 
서튼 감독은 "8회에 나오는 투수는 95% 이상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나온다. 라인업의 가장 강한 타자들만 상대해야 할 때도 많다. 선발보다 훨씬 부담스러운 상황에 투입된다. 5이닝을 책임지는 선발에 비해 불펜은 주로 1이닝만 던지지만 스트레스 크기가 다르다"며 "최준용은 기록도 좋지만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스트레스 큰 상황을 견뎌냈다는 점을 모두가 주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 /OSEN DB
선발보다 불펜에 가중치를 둔 발언이지만 이것이 서튼 감독의 야구관이라고 할 순 없다. 어디까지나 자팀 선수 홍보 차원으로 봐야 한다. 1표, 1표가 중요한 시기, 서튼 감독의 지지가 최준용의 신인왕 도전에 힘이 될까. 롯데는 지난 1992년 투수 염종석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28년 동안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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