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최채흥은 이달 들어 전천후 투수로 활약 중이다. 단기전을 앞두고 임무가 바뀌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5명의 선발 모두 필요한 게 아니다.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 백정현, 원태인으로 선발진을 확정한 상태. 이에 따라 선발과 중간 모두 가능한 최채흥이 스윙맨을 맡게 됐다.
허삼영 감독은 22일 대구 KT전을 앞두고 "몽고메리와 최채흥 가운데 몽고메리가 선발로서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7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출격할 예정.

허삼영 감독은 또 "최채흥은 이제 불펜에서 스윙맨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채흥은 4-2로 앞선 8회 1사 1루 상황에서 선발 원태인을 구원 등판했다. 첫 타자 강백호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좌타자 봉쇄 임무를 완수한 최채흥은 오승환에게 바통을 넘겼다.
오승환은 유한준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호잉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했다. 9회 2사 후 배정대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지만 승부와 무관했다. 2점 차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추가했다.
14승 사냥에 성공한 원태인은 강백호를 꽁꽁 묶은 최채흥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8회초 (강)백호 형에게 홈런을 맞으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사실 (최)채흥이 형도 같은 선발인데 불펜으로 나가면 아쉬운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런데 오늘 등판을 마친 뒤 '네가 너무 잘 던졌다. 수고했다'고 이야기해줘서 감동받았다. 동료들끼리 더 끈끈해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구는 희생의 스포츠다. 선수 개인보다 팀을 위해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최채흥의 팀 퍼스트 정신이 돋보인 경기였다. 허삼영 감독도 "최채흥과 오승환이 불펜에서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고 말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가을 야구를 하는 거라 기대가 크다. 설렘도 크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최채흥의 말이다.
포스트시즌에서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