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상대로 홀드왕 등극, 트레이드 1년 만에 신분 역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10.24 11: 07

“친정팀 앞에서 보여주고 증명해서 더 의미있는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장현식(26)은 지난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7-4로 앞선 8회말 등판해 1이닝을 3타자로 간단하게 처리, 홀드를 기록했다. 이로써 시즌 34홀드를 기록한 장현식은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홀드왕 타이틀을 확정지었다. 타이거즈 구단 역사 최초의 홀드왕이다.
장현식은 지난해까지 구단의 ‘코어’ 선수까지는 아니었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NC의 1라운드 선수로 지명을 받았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면서 파이어볼러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7시즌, 31경기 9승9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았고 NC의 포스트시즌에서 당당한 토종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드디어 장현식의 잠재력이 터지는 듯 했다.

KIA 타이거즈 장현식 /OSEN DB

그런데 장현식은 다시 흔들렸다. 팔꿈치에 뼛조각이 발견되면서 부침을 겪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잠재력을 온전히 터뜨리지 못한 채 정체하고 있었다. 불펜과 선발 어디에서도 자리잡지 못했다.
유망주의 탈을 벗지 못하던 지난해, 장현식 커리어에 전환점이 왔다. KIA로 트레이드 됐다. 내야수 김태진과 함께 팀을 옮겼다. 당시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던 NC는 불펜 보강을 위해 2019년 세이브왕이었던 문경찬과 사이드암 박정수(현 두산)를 데려오기 위해 장현식과 김태진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NC 미래의 한 축이 사라진 셈이었다. 당장 우승을 위해서였다. 결국 NC는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우승과는 별개로 트레이드 성패는 KIA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문경찬은 올해 1군에서 34경기 승리 없이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하고 있다. 핵심 보직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박정수는 FA로 영입한 이용찬의 보상선수로 다시 팀을 옮겼다.
반면, 장현식은 팀을 옮긴 지 1년 만에 홀드왕으로 거듭났다. 리그 최고의 셋업맨 타이틀을 장현식에게 부여해도 이제는 모자람이 없다. NC가 그토록 바랐던 장현식의 모습이 KIA에서 보여지고 있다. 유망주가 핵심 선수로 거듭나기까지 1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장현식은 지난 23일 홀드왕을 확정 짓고 “워밍업때부터 몸이 가벼웠고 자신감이 있었다. 자신있게 던지려 했고 홀드를 해서 홀드왕 확정이 되었다. 너무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자신을 트레이드했던 친정팀 앞에서 ‘이렇게 성장해서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는 “한때 친정이었던 창원에서 홀드왕을 확정 지었는데, 트레이드를 통해 기회를 얻고 열심히 한 것을 친정팀에 보여주고 증명하는 기회가 되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저만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고 선수, 코치, 팬분들까지 모두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기록과 타이틀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감사드린다”라며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팬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홀드왕은 목표는 달성했다. 하지만 또 다른 목표를 찾았다. 월간 최다 홀드 경신이다. 지난 2019년 키움 김상수(현 SSG)가 기록한 11홀드가 최다 기록. 장현식은 10월 현재 11홀드 최다 타이 기록을 수립한 상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남은 6경기에서 월간 최다 홀드 경신이 유력하다. 그는 “이제 6경기 더 남았는데 남은 기간 목표는 월간 최다 홀드 경신이다. 도전해 보고 싶고 현재 몸 상태 좋으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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