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단 한 번도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삼성. 올 시즌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그토록 바라던 가을 야구의 꿈을 이루게 됐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올 시즌 11월 15일 이후 포스트시즌 경기는 모두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기온 저하로 선수들의 부상을 막고 관중 편의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삼성이 정규 시즌 1위로 마감하게 된다면 고척 스카이돔에서만 가을 야구를 치르게 된다.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 우승 확률이 높아지지만 남의 집에서 잔치를 벌이는 게 뭔가 김새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가을 야구를 하기 위해 1위를 포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오재일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가을 야구를 하고 싶은데 1등 해서 고척에서 하는 게 더 낫기도 하고. 라팍에서 가을 야구하는 게 처음이라 잘 모르겠지만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 선수들도 팬들도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선수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가을 야구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 때 전국 프로야구 구장에서 단체 응원전을 열었던 것처럼, 한국시리즈 일정에 맞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개방해 관중들이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떨까.
물론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코로나19 감염 방지책 마련을 비롯해 야구장 개방에 따른 비용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관계 기관의 협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가을 야구에 목마른 대구 경북 지역민들에게는 최고의 축제다. 시리즈 일정상 어쩔 수 없다고만 하지 말고 모두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