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의 커리어 하이 시즌은 아직 오지 않았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10.24 08: 46

"오늘 경기는 긴장되기보다 재미있는 경기였다. 오랜만에 이런 경기를 하니까 되게 재미있고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이 1위 등극 축포를 터뜨렸다. 구자욱은 지난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선 5회 2사 후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에게서 우중월 솔로 아치를 빼앗았다. 삼성은 KT를 4-0으로 꺾고 6월 24일 이후 121일 만에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은 "오늘 경기는 긴장되기보다 재미있는 경기였다. 오랜만에 이런 경기를 하니까 되게 재미있고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1위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 구자욱은 "지키는 게 더 힘든 건 당연하다. 남은 경기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 / OSEN DB

삼성만 만나면 펄펄 날았던 쿠에바스를 공략할 수 있었던 비책은 무엇일까. 그는 "우리 팀을 상대로 워낙 잘 던졌다. 너무 좋은 투수라고 생각하지만 지켜만 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면 과감하게 휘두르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대답했다. 
이날 관중수는 8512명. 지난해 코로나19 시대 이후 대구 홈경기 최다 관중 입장이다. 많은 팬들의 열렬한 응원은 구자욱을 더욱 힘나게 한다. "관중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선수들에게 아주 크다. 좋은 결과를 냈을 때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팬들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 / OSEN DB
6년 전 가을 무대를 밟았던 그는 "돌이켜 보면 너무나 어린 나이다 보니 그런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고 형들을 따라가기 급급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지금은 많이 다르다. 아직도 형들이 많지만 이제는 형들과 함께 가는 입장이다. 더욱 뜻깊은 시즌인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암흑기의 터널을 거치며 가을 야구를 향한 열망은 더욱 커져갔다. 구자욱은 "지난 5년간 너무나 추운 가을을 보냈다. 두 번 다시 하위권에 머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선수들을 더욱 강하게 만든 계기"라고 말했다. 
데뷔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는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는 그는 "올 시즌 커리어 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크다. 은퇴하기 전에 한 번쯤은 나오지 않을까.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할 것 같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심판 판정 항의 퇴장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구자욱은 지난 19일 대구 두산전에서 0-2로 뒤진 5회 2사 2,3루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구자욱은 볼카운트 2B-1S에서 송수근 주심의 삼진 콜에 자신의 헬멧을 땅에 내던졌다. 이에 송수근 주심은 구자욱에게 퇴장을 지시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개인적으로 억울했던 것 같다.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심판의 고유 권한이다. 제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죄송한 마음과 억울한 마음이 함께 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나중에 (송수근 심판을) 만나게 된다면 제 행동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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