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에 묻힌 7타점, 역대 8명뿐인 10홈런+20도루 유격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0.24 11: 15

만루 홈런 포함 7타점. 하주석(27·한화)의 날이 될 수 있었던 부산의 밤은 불펜 불쇼와 함께 묻혔다. 하지만 한 시즌 10홈런+20도루 이상 기록한 KBO리그 역대 8명째 유격수로 한화 구단 최초 기록을 썼다. 
하주석은 지난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만루 홈런과 2루타 그리고 희생플라이로 3안타 7타점 경기를 펼쳤다. 지난 2016년 8월5일 대전 NC전 개인 첫 만루 홈런을 포함해 7타점 경기를 한 바 있는 하주석에겐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이었다. 
3회까지 한화가 11-2로 앞서 하주석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경기였다. 그런데 한화 불펜이 말도 안 되게 무너졌다. 7회 정우람이 정훈에게 스리런 홈런을, 8회 강재민이 이대호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았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15-15 무승부로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다. 

한화 이글스 하주석 /OSEN DB

불펜의 믿기지 않는 불쇼로 하주석의 7타점 쇼도 조금 빛이 바랬지만 그에게 의미 있는 날이었다. 2회 1사 만루에서 롯데 구원 김도규의 초구 144km 직구를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 시즌 10호포. 2017년(11개)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이었다. 
앞서 하주석은 개인 첫 20도루도 돌파했다. 2018년 14개를 넘어 개인 최다 22도루를 기록 중이다. 도루의 가치가 예전만큼 높이 평가받지 못하는 시대이지만 리그 공동 8위로 팀 내 1위를 기록 중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그 누구보다 잘 실행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하주석 /OSEN DB
포수와 함께 수비가 가장 중시되는 포지션인 유격수가 장타력과 주력을 겸비하는 건 쉽지 않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시즌 10홈런과 20도루 이상 동시 달성한 선수는 올해 하주석 포함 모두 8명으로 총 18차례에 불과하다. 
'야구 천재' 이종범이 해태 시절 1993~1997년 5년 연속 10홈런+20도루 이상을 기본으로 밥먹듯했다. 이어 지금 메이저리거인 김하성(샌디에이고)이 히어로즈 시절 4차례 달성했고, 오지환(LG)이 3차례로 뒤를 잇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도 2차례 해냈으며 강정호, 나주환, 김호도 1차례씩 10홈런+20도루 시즌을 보낸 바 있다. 
한화 유격수로는 하주석이 처음으로 해냈다. 지난 2012년 전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할 때부터 호타준족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던 그 모습을 10년차에 보여줬다. 
한화 이글스 하주석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OSEN DB
올 시즌 전체 성적도 132경기 타율 2할8푼 141안타 10홈런 68타점 82득점 49볼넷 출루율 3할5푼3리 OPS .758로 거의 모든 면에서 커리어하이 성적을 내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하주석의 선구안이 크게 향상됐다.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어 고무적이다"고 칭찬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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