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영화계 거목'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 별세...향년 83세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10.24 18: 50

영화 '서편제',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을 제작한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가 별세했다. 향년 83세.
24일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가 이날 오후 서울시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지난해 5월 낙상사고를 당하며 의식을 잃었다. 이후 1년 7개월 동안 해당 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끝내 세상을 떠난 것이다. 

빈소는 같은 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차려진다. 발인은 26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고인은 1938년 일제강점기 평양에서 태어났다. 6.25 전쟁 과정에서 부산으로 피난을 내려오며 가족들과 떨어졌고, 1959년 첫 영화 '유정천리'를 만들었다. 
이후 1973년 경기도 의정부시 소재 극장을 운영하면서 인근 지역 영화 배급을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다시 영화계와 인연을 맺은 고인은 1984년 태창영화사를 인수하며 태흥영화사를 설립했다. 
고인은 한국 영화계 거장 임권택 감독과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태흥영화사 설립 초기 '비구니'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영화는 불교계의 반발로 개봉이 무산됐으나 작품을 통해 함께 만난 정일성 촬영감독까지 평생의 인연으로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트리오로 활약했다. 
1985년 고인은 '무릎과 무릎 사이', '뽕', '어우동' 등 1980년대 후반 국내 성애 영화들의 흐름에 맞춰 작품을 성공시켰고, 1989년부터 임권택 감독과 '아제 아제 바라아제', '장군의 아들', '서편제'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관객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고인은 '춘향뎐'으로 임권택 감독과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올랐고,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으며 수상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2004년에는 배우 조승우가 주연한 영화 '하류인생'으로 이태원 전 대표의 자전적인 삶을 조명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임권택 감독과 이태원 전 대표가 생전 마지막으로 함께 한 작품으로 남았다. 
이후 이태원 전 대표는 2014년까지 의정부시에 위치한 '태흥 시네마' 운영과 태흥영화사 저작권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고인은 한국 영화계에 기여한 공로로 1993년 옥관문화훈장, 2003년 은관문화훈장, 대종상 영화발전공로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특별제작자상, 백상예술대상 특별상 등의 훈장과 상을 받았다. / monamie@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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