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내년부터 심판 판정 평가 기준을 개선해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한다. 투수들의 사사구 허용 및 교체 횟수가 줄어들어 경기 진행이 한 템포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KBO가 발표한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 평가 기준 개선안에 따르면 타자 신장에 따른 선수 개인별 스트라이크존을 철저히 적용하는 방식이다. 2016년부터 올 시즌까지 스트라이크 판정 변화를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스트라이크 판정 존의 평균 분포가 전반적으로 좁은 형태로 변화됐다.
KBO 심판들은 경기 후 투구 추적시스템(PTS)을 기준으로 스트라이크-볼 판정 정확성을 판단한다. 일관성 여부는 심판 고과에 25% 반영된다. 매 경기 판정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심판들의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특정 코스로 공이 여러 번 들어왔을 때 어떤 공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하고 어떤 공은 볼로 판정한다면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감점 처리된다. 상하좌우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애매한 공은 볼로 판정하는 게 정확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KBO는 심판 판정 평가 기준 개선을 통해 스트라이크존 판정의 불신을 해소하고 특히 볼넷 감소, 더 공격적인 투구와 타격, 경기시간 단축 등의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팬들에게 더 신뢰받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국제경기에 참가하는 투수와 타자 모두 보다 빠르게 국제대회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할 수 있는 등의 효과도 목표로 한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25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스트라이크-볼 판정 평가에 따라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타이트해졌다. 국제 대회에서도 국내 스트라이크 존과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걸 느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수들의 투구수가 늘어나고 투수 교체도 잦아진다. 타자들도 공격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심판 판정 평가 기준 개선을 통해 스트라이크 존을 좀 더 여유 있게 보면 경기 진행이 빨라지고 보다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경기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 확대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건 아니다. 선수들이 시즌 후 개인 훈련을 소화하듯 심판들도 스트라이크 존을 익힐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허운 위원장은 "심판들이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에) 금방 적응하는 건 아니다. 투수가 새로운 변화구를 익히는데 시간이 필요하듯 심판들도 엄청난 훈련이 필요하다.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