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정수빈(두산)은 가을의 영웅이 될 모양이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서 7-2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2연승과 함께 시즌 68승 8무 64패를 기록하며 4위 자리를 지켜냈다. 올 시즌 키움전은 7승 1무 8패 열세로 마무리.
정수빈은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홈런이 가장 중요한 순간 나왔다. 1-1로 맞선 5회 1사 2루서 최원태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린 것. 풀카운트 승부 끝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135km)를 받아쳐 시즌 3호포이자 결승홈런으로 연결했다.

정수빈은 경기 후 “(강)승호가 잘 치고 나가 찬스를 잘 만들어줬고, 풀카운트 끝 마지막에 타이밍이 맞았다. 실투였던 것 같은데 타이밍을 앞에다가 놓고 쳤더니 홈런이 됐다”고 흡족해했다.
정수빈은 홈런 후 평소보다 큰 세리머니로 역전의 기쁨을 만끽했다. 1루를 지나 두 손을 번쩍 드는 세리머니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하려고 한 건 아니다. 중요한 경기, 중요한 상황이었고, 시즌 마지막 홈경기라 홈런이 의미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많이 좋아했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가을이 되면 강해지는 정수빈은 ‘정가영(정수빈은 가을의 영웅)’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의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28경기 타율 3할3푼3리 3홈런 9타점에 달한다. 그리고 이날도 승부처에서 귀중한 한방으로 4위 수성을 이끌어냈다.
정수빈에 비결을 묻자 “이상하게 가을이 되고 날씨가 선선해지면 나도 모르게 힘이 난다. 매년 가을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다보니 그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살얼음판 같은 순위싸움도 자신이 있다. 정수빈은 “우리도 키움도 매 경기 순위가 바뀌어 부담을 느낄 수 있는데 오늘 이렇게 첫 경기를 이겼다”며 “앞으로 남은 4경기도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즐기면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