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2위 질주, 하지만 4년 연속 PS 좌절…서튼호 기적은 없었다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10.27 21: 24

후반기 2위 승률을 질주했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에 가을야구는 허락되지 않았다. 래리 서튼 감독과 함께 기적을 노렸던 롯데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과 마주했다.
롯데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올해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가 사라졌다. 2017년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것이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올 시즌 역시 롯데는 시즌을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시즌 초반이던 5월 11일, 30경기(12승18패)를 치른 시점에서 허문회 전 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퓨처스 팀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구단 프런트와 현장 간의 불협화음을 인정한 셈이었고 계속 어긋나는 구단 운영의 방향성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 /OSEN DB

서튼 감독은 야심차게 31경기 째부터 팀을 지휘했다. 하지만 계속 경기에 나섰던 주전 베테랑 야수들의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이대호, 한동희가 부상으로 이탈한 기간들이 길었다. 투수진도 부진을 거듭했고 필승조 중 한 명이었던 최준용은 이미 부상으로 전반기 복귀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부임 이후 제대로 가용할 선수 자원이 없으니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5월 한 달 간은 퓨처스 선수단을 차례대로 콜업해 대체 선수 찾기와 시즌을 동시에 소화했다.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 기간 진행되어야 할 과정이 정규시즌 동안 이뤄지는 악조건이었다. 결국 5월 한 달 간 5승16패1무의 성적에 그쳤다. 서튼 감독 부임 이후 치른 15경기에서는 3승 11패 1무에 머물렀다.
하지만 부상 선수들이 착착 돌아오고 서튼 감독의 선수단 파악이 끝나자 뒤늦게나마 정상 궤도를 찾기 시작했다. 강조했던 ‘챔피언 스피릿’이 선수단에 정착하고 타선까지 타오르면서 6월에는 15승11패로 반등에 성공했다. 6월 19일에 탈꼴찌에 성공한 뒤 7월에는 올림픽 휴식기와 원정 숙소 술판 파문 등으로 7경기 밖에 치르지 못했고 3승4패의 성적을 남기며 전반기를 마무리 지었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 성적은 33승 44패 1무였다. 전반기까지 5위였던 NC와 승차는 무려 6.5경기, 7위 두산과의 승차도 4경기였다. 이 때만 하더라도 롯데의 가을야구 가능성을 논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러나 서튼 감독은 본격적인 승부 시점을 후반기로 잡았다. 약 한 달 가량의 올림픽 휴식기가 서튼 감독에게는 호재였다. 사실상 팀을 재정비하고 자신의 야구관을 선수들에게 각인시키는 최적의 기회였다. 스프링캠프 때 채우지 못한 훈련량을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채웠다. 그러자 서튼 감독의 롯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후반기에는 구승민과 마무리 김원중에 최준용까지 부상에서 복귀하며 필승조 라인이 재편됐다. 타선도 전반기만큼 불타오르진 않았지만 적재적소에서 필요한 점수를 내면서 승리를 챙기기 시작했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던 박세웅과 김진욱도 국제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와서 성장했다. 투타 플러스 요인에 서튼 감독 체제가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롯데는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중위권과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고 9월 3일에는 7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지난 7일 두산과의 서스펜디드 경기 포함 2경기를 모두 승리를 따내며 5위와 1.5경기 차이까지 좁혔다. 하지만 탄력을 받지 못했다. 상승세를 타고는 있었지만 그 상승세가 폭발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무드가 끊겼다. 또한 후반기 7주 연속 더블헤더(서스펜디드 경기 포함)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체력이 떨어지고 있었다. 승리를 해도 순위 변동은 없었다. 결국 하루하루 피말리는 경기들이 이어졌고 경기는 계속 치러야 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14경기 남은 시점에서 10승4패를 목표로 했지만 이 마저도 목표 달성 이후 5강 경쟁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경우의 수였다.
어쨌든 롯데는 마지막 경우의 수와 산술적 희망을 정규시즌 141경기 째까지 이어왔다. 잔여경기에서 전승을 하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최소한의 조건을 완성시키지 못했다.
롯데는 KIA에 6회말 손아섭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후반기 철벽이었던 구승민이 3실점으로 무너지며 패배를 당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좌절이 확정되던 순간. 롯데는 이날 경기 전까지 31승24패 7무 승률 .564로 후반기 승률 2위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가을야구 문턱까지 가야했던 거리가 너무 멀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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