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O리그에는 외국인 감독이 3명이나 팀을 이끌고 있다. 한화 수베로 감독, KIA 윌리엄스 감독, 롯데 서튼 감독이 그들이다.
서튼 감독은 과거 KBO리그에서 선수로 3시즌을 뛴 경험도 있다. 롯데에서 2군 감독으로 지내다 지난 5월 허문회 감독이 경질된 이후 1군 감독이 됐다. 메이저리그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윌리엄스 감독은 올해가 감독 2년차 시즌이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한 수베로 감독은 올해 한화 감독으로 부임해 리빌딩을 이끌고 있다.
올해 처음 KBO리그를 접한 수베로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면서 한국 야구 수준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KBO리그가) 꽤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베테랑 선수, 팀의 주축 선수에 치중된 면이 있다. 신인이나 어린 선수가 포텐셜 터뜨리기는 어려운 리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O리그 수준을 놓고 더블A, 혹은 더블A와 트리플A 사이라는 말도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으로 세계 무대에 한국 야구를 알렸다. 2010년대부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을 비롯해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 타자들도 제법 나왔다.
그러나 10개 구단으로 늘어나면서 팀 마다 선수층이 얇아지고 최근 들어 KBO리그 경기력은 예년 보다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투수들의 볼넷은 늘어나고 평균자책점은 올라가는데, 타자들의 장타력도 떨어지고 있다. 경기력이 투타 동반 하락이다. 경기력 논란과 함께 최근에는 코로나 펜데믹, 선수들의 일탈 행위, 도덕성 논란 등 야구 외적인 문제까지 겹쳐 프로야구의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KBO리그 수준을 놓고 더블A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더블A 이름표를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외국인 투수들은 괜찮은 선수가 많았지만, 외국인 타자들은 실패가 많았다. 그런데 그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뛰고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 낸 선수들이었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실패하고, 방출되는 것을 보면 (KBO리그는) 더블A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화만 해도 2019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통산 69홈런을 때린 라이언 힐리가 부진해 중도 퇴출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92홈런을 기록한 저스틴 보어(LG)은 후반기 합류했으나, 1할 타율로 부진해 2군으로 내려가 있다.
'더블A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한 수베로 감독은 “(한국 야구가) 어느 레벨이라고는 말하진 않겠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최근 에릭 테임즈, 조쉬 린드블럼, 메릴 켈리, 크리스 플렉센 등 KBO리그에 와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선수들도 많아졌다.
올해 양현종(텍사스),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미국에 진출했는데 고전을 하기도 했다. 여전히 KBO리그 A급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통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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