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SSG 랜더스와 시즌 15차전에서 ‘일석이조’ 효과를 봤다.
두산은 27일 인천SSG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 시즌 15차전에서 8-5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반 SSG의 거센 추격이 있었지만 간신히 따돌리고 4위를 지켰다. 5위 SSG와 맞대결서 승리, 1경기 반 차로 거리를 뒀다.
4위 수성과 동시에 두산은 이번 한 경기로 희망을 찾았다. ‘에이스’ 노릇을 하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부상으로 빠졌고 다른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은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이미 시즌 아웃이 됐다. 막바지 순위 경쟁을 외국인 ‘원투 펀치’ 없이 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의 공백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해도 고민이다. 미란다는 올 시즌 28경기에서 14승 5패, 로켓은 21경기에서 9승 9패를 기록 중이었다. 두 선수가 23승을 책임졌다.
두산이 27일까지 69승(8무 64패)을 올린 점을 계산하면 외국인 두 투수의 비중이 상당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더는 보탬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 대체 선발로 나선 김민규가 깜짝 호투를 펼치면서 김태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 감독은 김민규를 쓰기 전 “믿어야 한다”고 했다. 있는 자원 중에서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대체 선발이어도 경험이 있다. 지금 시기에 가장 적합한 듯하다”고 했다.
김민규는 올해 눈에 띄는 투구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5⅔이닝 무실점, 한국시리즈에서 6⅓이닝 1실점을 하는 등 큰 경기에서 잘 던진 적이 있다. 이 시기가 되면 힘이 나는 것일까. 본인도 이 점을 인지했다.
경기 후 김민규는 “주위에서 가을에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를 해주기도 했다”고 했다. 선발진 균열이 생긴 상황에서 김민규의 이런 호투는 김 감독의 선발진 운영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
또 두산이 SSG와 15차전을 통해 얻은 긍정적 결과물은 ‘천적’ 윌머 폰트를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칠 때가 됐다”는 김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두산은 폰트 상대로 약했다. 폰트는 앞서 두산과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64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던 투수다. 하지만 두산 타자들은 더는 약하지 않았다. 3회까지는 점수를 내지 못했지만 4회 들어 대거 6득점. 폰트 공략에 성공했다.
만약 두산이 4위를 굳히고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SSG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두산에 강한’ 폰트를 상대해야 한다면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폰트를 중요한 순위 싸움 중에 무너뜨렸다. 다시 만나도 움츠러들지 않을 자신감을 갖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산이 SSG와 시즌 15차전에서 얻은 소득이다.
두산은 28일 SSG를 이기면, 남은 경기 승패 상관없이 4위를 확정하게 된다. SSG, 키움, NC가 남은 경기 전승을 해도 두산을 앞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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