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머신’ LG 홍창기는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까. 풀타임 2년차 시즌에 역대 출루 톱3에 등극했다.
홍창기는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1번 톱타자로 출장해 3안타를 몰아쳤다. 1회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1사 2루에서 김현수의 적시타로 선제 결승 득점을 올렸다. 5회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 대량 득점 찬스를 연결했다. 8회 1사 1루에서 3번째 안타를 때렸다.
이로써 홍창기는 시즌 290출루(168안타, 106볼넷, 16사구)를 기록했다. 역대 단일 시즌 출루 기록에서 공동 3위였던 2003년 현대 심정수와 2016년 최형우(당시 삼성)의 287출루를 넘어섰다. 이제 단독 3위가 됐다.

역대 1위는 한화 레전드 김태균(은퇴)이 갖고 있다. 김태균은 2016년 193안타 108볼넷 9사구로 역대 최다 기록인 310출루를 기록했다. 2위는 2015년 NC 테임즈의 296출루다. 테임즈가 ‘47홈런-40도루’ 대기록을 달성한 괴물 시즌이었다. 180안타 103볼넷 12사구를 기록했다.
홍창기는 테임즈 기록까지 노려볼 만 하다. 6개 차이, 남은 경기는 3경기다. 매 경기 2출루를 한다면 테임즈 기록과 나란히 할 수 있다. ‘선구안’이 장점인 홍창기는 안타가 아니라도 볼넷으로 출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106볼넷은 리그 1위다. 출루율은 .454로 리그 1위다. 타이틀 수상도 유력해 보인다.
27일 경기를 앞두고 류지현 LG 감독은 홍창기의 활약에 대해 칭찬했다. 그는 “슬럼프 없이 한 시즌을 온 것 같다. 중견수, 1번타자로 뛰면서 올해는 도루 숫자도 많이 늘었다. 체력 부담이 많았다. 어느 순간에 슬럼프가 올 수 있었을텐데 정말 꾸준하게 잘 해 왔다. 팀으로서는 큰 자산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4경기를 마무리 잘 하고, 단기전에서 지금까지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 단계 성장할 계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홍창기는 지난해 ‘눈야구’로 출루율에서 놀라운 숫자를 보였다. 갈수록 주목받는 출루율에서 돋보적인 능력을 발휘해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해 타율은 2할7푼9리로 리그 평균이었으나, 출루율은 .417로 리그 6위였다.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나쁜 공을 골라 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어려서부터 재능이었다.
올해는 컨택 능력, 정교한 타격에서도 한 단계 올라섰다. 지난해 타율 보다 4푼 이상 상승한 3할2푼대(.325)로 배팅에도 눈을 떴다. 타격은 리그 4위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출루 부문은 주로 홈런 타자, 팀내 중심타선인 거포들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안타 뿐만 아니라 투수들이 승부를 어렵게 하면서 볼넷을 많이 얻기 때문이다. 김태균, 테임즈, 심정수, 최형우는 역대 톱5에 올라 있는 타자들이 팀의 4번 거포들이다.
그런데 홍창기는 교타자, 게다가 톱타자다. ‘눈야구’로 세 자리 숫자 볼넷을 고르고, 안타 생산 능력까지 키우면서 대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그는 27일 한화전에서 시즌 100득점에 성공, 거포의 전유물이었던 시즌 '100득점-100볼넷'의 역대 7번째 기록을 달성했다.
홍창기는 KBO리그에서 새로운 유형의 타자로서 자신만의 특출한 길을 만들고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