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약관의 마무리 정해영(20)이 구단 역대 최고 레전드 투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타이거즈 마운드의 미래이자 새로운 태양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정해영은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시즌 33세이브 째를 수확했다.
지난해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2년차 정해영이다. 타이거즈 포수 출신인 정회열 전 코치의 아들로 '야구인 2세'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일단 지난해 기대보다 빠르게 1군 무대에 자리잡았다. 추격조 성격의 불펜으로 1군에 데뷔했고 이후 조금씩 중요도가 높은 상황에 등판하더니 셋업맨까지 승격하면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패기와 배포로 1군 마운드를 휘어잡고 47경기 5승4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29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도 셋업맨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마땅히 뒷문을 지킬 선수가 없었다. 결국 정해영이 수호신으로 낙점을 받았다. 4월 7일 고척 키움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한 것을 시작으로 마무리 투수 커리어가 시작됐다. 특유의 패기에 경험까지 장착, 더욱 완벽한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그리고 지난 20일 광주 KT전에서 시즌 30세이브를 기록,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세이브(20세 1개월 27일)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후 정해영의 등판, 세이브 하나 하나가 기록이자 역사였다. 그리고 이날 롯데전 33세이브로 역대 타이거즈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정해영이 어깨를 나란히 한 선수는 ‘국보급 투수’이자 타이거즈 최고의 레전드인 선동열이었다. 선동열은 지난 1995년 33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이제 3경기가 남은 시점. 지난 1998년 임창용이 세운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인 34세이브를 경신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그러나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정해영은 자신의 잠재력과 역량을 모두 보여줬다. 충분한 몫을 해냈다. 기록은 뒤에 따라오는 부분이다. 이미 구단 역사에 남을 영건 투수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불과 2년차에 불과한 투수는 KIA 마운드의 기둥이 됐고 장차 10년 간 팀의 마운드를 이끌어 나갈 대들보로 성장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