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알게해 주셨다" 은퇴 나주환, 짧았던 KIA 2년 깊었던 족적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10.30 08: 06

"야구를 알게 해주셨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37)이 지난 10월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은퇴식을 갖고 유니폼을 벗었다. 두산에 입단해 4년간 뛰었고, SK로 이적해 11년동안 네 차례의 우승에 기여했다. 2020년 KIA로 다시 옮겨 2년을 더 뛰고 19년 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했다.  
가족들도 모두 자리를 함께해 19년간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부모님을 초청해 시타와 시포를 했다. 곁을 지켰던 아내 유은희씨와 아이들도 가장의 퇴장을 지켜보았다. 첫째 채빈양은 시구를 하기도 했다. KIA 동료는 물론 첫 친정팀 두산 동료들도 꽃다발을 건네며 퇴장을 위로했다. 

나주환이 10월29일 은퇴 송별행사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KIA 제공

나주환 KIA에서는 2년동안 83경기 밖에 뛰지 않았다. 작년 64경기를 소화했지만 올해는 19경기에 그쳤다. 그럼에도 구단은 성대한 은퇴식을 열었다. 인연을 맺은 선수들에 대한 따뜻한 예우를 해주는 방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주환이 팀에 족적을 남겼던 이유도 있었다. 
나주환이 동료들과 일일히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KIA 제공
나주환은 올해 주장 나지완이 여러차례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하자 실질적인 주장 노릇을 했다. 경기는 뛰지 못했지만 선수들을 독려하는데 앞장섰다. 훈련을 앞두고 모두 모여 전날 잘했던 선수들의 플레이를 칭찬한느 등 후배들을 살뜰하게 챙기며 자신의 야구관을 심어주었다. 13개의 홈런을 때리며 젊은 거포로 성장한 황대인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야구를 알게해 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적 첫 해인 작년에는 더그아웃의 문화도 바꾸었다. 젊은 후배들이 공격 시간이 되면 더그아웃에 있지 않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일이 몇번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때 나주환은 "모두 더그아웃에서 함께 경기를 보면서 한마음으로 승리를 응원해야 한다"며 원팀을 강조했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올해는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도자의 가능성을 눈여겨 본 KIA 구단은 은퇴와 함께 코치직을 제의했다. 나주환도 제의를 고맙게 받아들였고 지난 12일 웨이버공시와 함께 잔류군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미련없이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나주환이 부모님과 아내, 가족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섰다./KIA 제공
나주환은 직접 읽은 은퇴사에서 "19년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영광스러운 자리를 만들어 주셔 감사하다. 나는 열정있고, 운이 좋은 선수였다. 프로선수 이후 1군행과 1군 주전, 우승 등 바람들을 모두 이루었다. 내 자신에게 고생했고, 수고했고, 잘 해냈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평생 아들 걱정에 잠 못 이루신 부모님. 조경하고, 감사하다. 와이프 유은희. 잦은 원정에 훈련에 묵묵히 남편을 위해 희생해줘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  타이거즈팬과 야구 팬 여러분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제 2의 인생인 지도자로서 열정적인 지도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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