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의 2021년 시즌이 진한 아쉬움 속에 끝났다. 추신수(39)의 KBO 리그 첫 시즌도 마감됐다.
SSG는 10월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 올해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8 패배를 당했다. 치열한 5강 경쟁 끝에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고 KT에 지는 바람에 가을 잔치에 참여할 기회를 놓쳤다.
메이저리그 16시즌을 보내고 처음으로 한국 야구 팬들 앞에 선 추신수의 첫 시즌도 그렇게 끝났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추신수는 올해 한 시즌 동안 SSG 팬들과 KBO 리그 팬들에게 자신 만의 야구를 확실하게 남겼다.

시즌 초반에는 분명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에서 하던 야구 루틴과 다르게 준비해야 했다. 야구하는 환경도 다르고 생활 습관에도 영향이 있었다. 가족도 멀리 떨어져 지내야 했다.
그렇게 시작한 첫 한달. 타율 2할3푼7리로 시작했다. 홈런은 5개 쳤고 12타점을 올렸다. 팬들이 기대했던 타율은 낮았다. 5월 한달간 타율도 2할2푼9리에 그쳤다. 홈런은 3개, 타점은 14개.
시간이 지나 추신수는 어려웠던 시간들을 털어놨다. 뜻대로 되지 않아 쫓기기도 했다는 것이다. KBO 리그 투수들은 빅리그에서 오랜시간 뛰고 온 추신수를 경계하고 어렵게 상대했다.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공을 보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자신을 잡기 위한 극단적 시프트를 깨기 위해 기습 번트로 안타를 만들어보는 등 자신만의 야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꾸준히 볼넷을 골라 출루율을 살렸다.
6월부터는 ‘감’을 잡기 시작했다. 6월 한달간 타율 2할7푼6리로 올라왔고 7월에는 리그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중단되기 전까지 타율 3할1푼으로 적응을 마친 모양새였다.
도쿄올림픽 휴식기 후 몸 상태 때문에 미국을 다녀온 그는 8월에 다시 주춤한 시간을 보냈지만 팀이 본격적으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9월, 10월에 날카로운 타격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10월 23일 롯데전에서는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안타 4타점으로 분출했다.
추신수는 30일 KT와 시즌 최종전에서 2안타를 쳤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최주환의 안타가 나왔을 때 3루까지 전력질주를 했다. 팀이 1회초 2점을 먼저 뺏긴 상황에서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5회에는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쳤고 상대 실책에 3루까지 부지런히 달렸다.
한 시즌 동안 그라운드에서 추신수는 후배들 앞에서 솔선수범했다. ‘불혹’의 나이에도 137경기를 뛰며 타율 2할6푼5리 출루율 .409, OPS .860, 21홈런 25도루 103볼넷을 기록했다.
39세 2개월 22일의 나이로 추신수는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38세4개월9일)을 갈아치웠다. 또한 시즌 100볼넷을 기록, 39세 3개월 13일의 나이로 양준혁(37세 3개월 26일)이 갖고 있던 최고령 100볼넷 기록도 경신했다.
프로야구 선수로 후배들의 야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소리도 냈다. 그의 말 한 마디에 잠실 원정 라커룸 시설이 바뀌게 됐다. 추신수는 비록 포스트시즌 무대까지는 밟지 못하고 144경기에서 시즌이 끝났지만 그를 향한 관심, 그로 인한 영향력은 한국 야구에서 상당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KBO 리그 첫 시즌 동안 추신수는 자신의 가치, 존재감, 경쟁력을 보여줬다. 그래서 SSG의 시즌이 끝난 시기에 동행이 이어질지도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다. 추신수는 SSG와 재계약 또는 은퇴의 길이 놓여져 있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