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키시 엔트리 제외’ 키움의 결단, 이틀 쉬고 불펜 1이닝 안되나...'큰그림 구상'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11.01 13: 13

키움 히어로즈가 에이스 에릭 요키시(32)를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키움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와 맞붙는다.
1차전에 앞서 지난 3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를 발표한 키움은 1선발 요키시를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요키시는 제이크 브리검이 시즌 도중 개인사정으로 미국으로 떠나면서 유일한 키움의 유일한 외국인투수로 시즌 마지막까지 제 역할을 다했다. 올 시즌 성적은 31경기(181⅓이닝) 16승 9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4위, 이닝 2위였다.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 /OSEN DB

요키시는 지난달 30일 KIA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투구수는 95구를 기록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2차전까지 가더라도 요키시의 선발등판은 불가능하다. 선발등판할 수 없는 투수보다는 다른 투수를 넣는게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
하지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키움은 무승부만 하더라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벼랑 끝 상황에서는 패전조보다는 확실하게 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요키시를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키움은 한가지 선택지를 스스로 제거한 셈이 됐다.
홍원기 감독은 요키시의 엔트리 제외에 대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던지고 1~2일만에 등판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선발투수에 특화된 투수이기 때문에 불펜으로 나가는 것은 팀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KBO리그에서 3년차 시즌을 보낸 요키시는 통산 88경기에서 단 한 번도 구원등판을 한적이 없다. 세 차례 포스트시즌 등판 역시 모두 선발등판이었다. 키움은 1차전 선발투수 안우진 외에 선발진 중에 한현희, 정찬헌 등 불펜투수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 많아 꼭 요키시를 불펜투수로 돌려야할 필요성이 적기도 하다.
키움은 정규시즌 마지막에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잔여경기가 2경기 남은 시점에서 1경기라도 패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 그럼에도 29일 KT전에 요키시를 빠르게 투입하는 대신 로테이션 순번대로 한현희가 선발투수로 나섰고 요키시는 30일 최종전에 등판했다.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2경기를 모두 잡아야 했다. 그래서 요키시를 당겨쓰면서 KT전 승률을 높이기 보다는 KT전 성적이 좋았던 한현희를 먼저 내보내고 KIA를 상대로 강했던 요키시를 아끼면서 2경기 전체의 승률을 높이는 방향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키움은 마지막 2경기를 모두 잡아내고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홍원기 감독은 이번에도 유사한 결정을 내렸다. 요키시를 무리하게 불펜투수로 활용하지 않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위해 아끼는 동시에 다수의 불펜투수들로 엔트리를 채웠다. 만약 키움이 최초로 4위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5위팀이 된다면 이번 결정은 키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확률을 높여줄 것이다.
하지만 만약 키움이 두산과 접전끝에 패한다면 요키시를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한 결정에 대해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단기전에서 에이스 또는 마무리투수를 다음을 위해 아꼈다가 써보지도 못하고 패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순리대로, 어떻게 보면 유연성이 없이 요키시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키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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