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의기투합했고 위기를 겨우 탈출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대역전 우승극의 희망도 살아났다.
휴스턴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9-5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휴스턴은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만들며 기사회생했다.
1패만 더하면 월드시리즈 우승이 물건너 가능 벼랑 끝 상황이었던 휴스턴이다. 타선은 좀처럼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탈출구를 어디서 찾아야할지 답답한 국면과 마주했다. 그나마 이날 선발 투수였던 프람버 발데스의 역투를 기대해봐야 했다.

하지만 1회부터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1회말 선두타자 호르헤 솔러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시작했다. 프레디 프리먼, 아지 앨비스를 범타 처리했지만 이후 오스틴 라일리에게 좌전 안타, 에디 로사리오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애덤 듀발에게 우월 그랜드슬램을 얻어 맞았다. 1회부터 0-4로 끌려갔다.
벼랑 끝의 위기에서 전의를 상실할 수 있는 만루포였다. 그러나 휴스턴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곧바로 추격했다. 좌절하지 않고 야금야금 추격했다. 2회초 1사 후 율리 구리엘의 중전 안타, 카일 터커의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고 알렉스 브레그먼이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1점을 추격했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는 마틴 말도나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4를 만들었다.
3회초에도 곧장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호세 알투베가 유격수 땅볼을 때렸지만 애틀랜타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천금의 기회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마이클 브랜틀리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침묵하던 카를로스 코레아가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3-4로 추격했다. 요단 알바레즈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1사 2,3루에서 율리 구리엘의 유격수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4-4 동점이었다.
그러나 휴스턴은 동점 이후 맞이한 3회말, 선두타자 프레디 프리먼에게 재역전 솔로포를 맞았다. 다시 4-5로 끌려가는 상황. 그럼에도 분위기가 쳐지지 않았다. 5회초 코레아의 안타와 구리엘의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카일 터커의 1루수 땅볼로 2사 2,3루가 됐다. 브레그먼은 자동 고의4구로 출루했다. 2사 만루에서 타석에는 말도나도.
브레그먼보다 말도나도를 선택한 애틀랜타의 선택은 과정적으로는 옳았다. 하지만 말도나도의 집념은 다른 결말을 만들었다. 말도나도는 끈질기게 선구안을 과시하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5-5 동점을 이끌었다. 이후 대타 마윈 곤잘레스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7-5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7회초 2사 2루에서 말도나도가 다시 적시타를 뽑아내며 8-5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쐐기점이었다.
‘ESPN 스탯 & 인포’와 MLB.com의 사라 랭스는 이날 휴스턴의 4점 차 뒤집기 기록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휴스턴은 월드시리즈의 엘리미네이션(탈락 위기) 경기에서 4점 차 이상의 점수차를 뒤집은 4번째 팀이 됐다. 지난 19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1925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4점 차를 뒤집은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02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5점 차를 뒤집은 바 있다. 이때 샌프란시스코의 감독이 현재 휴스턴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다.
앞서 뒤집기에 성공한 3팀 중 2팀은 기세를 몰아서 월드시리즈 대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여전히 월드시리즈 무관인 베이커 감독은 19년 전 에인절스의 대역전극에 희생양이 됐던 감독이다. 과연 베이커 감독의 휴스턴은 대역전극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