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의 승리는 4위 두산이 아닌 5위 키움의 차지였다.
키움 히어로즈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 베어스와의 1차전에서 7-4로 승리했다.
1패면 탈락이었던 키움은 벼랑 끝에서 탈출하며 시리즈를 최종 2차전으로 끌고 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가 1차전을 따낸 건 2016년 LG를 꺾은 KIA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행을 위해 2차전 역시 무조건 승리가 필요하다. 두산은 여전히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향하는 유리한 상황이다.
2018년 1차 지명 입단 동기 곽빈(두산)과 안우진(키움)의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곽빈은 4회까지 볼넷 2개만 내줬을 뿐 노히터 행진을 펼쳤고, 안우진은 5회 2사까지 퍼펙트를 선보였다.
선취점은 키움의 차지였다. 5회 선두 송성문이 우측 깊숙한 곳으로 2루타를 날린 상황. 이어 윌 크레익이 투수땅볼에 그쳤지만 전병우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흐름을 이은 뒤 이지영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키움은 7회 다시 선두 크레익의 좌전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폭투와 전병우의 희생번트로 대주자 박정음이 3루를 밟았고, 다시 이지영이 1타점 내야땅볼 격차를 벌렸다. 3루수 허경민이 포구 후 공을 살짝 더듬으며 홈이 아닌 안전하게 3루를 택했다.

두산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7회 선두 김재환이 풀카운트 끝 볼넷을 골라낸 상황. 양석환의 안타성 타구가 좌익수 박정음의 호수비에 막혔지만 허경민의 우전안타로 이어진 1사 1, 3루서 1루 대주자 조수행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박세혁의 대타 김인태가 2타점 동점 2루타를 날렸다. 난공불락 안우진을 강판시키는 한방이었다.
키움이 8회 다시 힘을 냈다. 이용규-김혜성 테이블세터가 연속안타, 이정후가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가운데 박병호가 희생플라이로 3-2 리드를 가져온 것. 이후 상대 유격수 포구 실책과 송성문의 사구로 계속된 1사 만루서 대타 김웅빈이 희생플라이로 4-2를 만들었다.
두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8회 선두 정수빈이 초구에 번트안타로 허를 찌른 상황. 이어 페르난데스의 진루타로 이어진 2사 2루서 김재환이 바뀐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극적인 우월 동점포를 쏘아 올렸다.
승부처는 9회초였다. 키움의 2사 후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용규-김혜성이 연달아 풀카운트 끝 볼넷을 골라냈고, 이정후가 두산 마무리 김강률을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승부를 결정짓는 한방이었다. 이후 박병호가 적시타로 승부의 쐐기를 제대로 박았다.
두산은 마지막 9회말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정수빈, 페르난데스가 후속타에 실패했다.
두 팀은 오는 2일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 운명의 2차전을 치른다. 김민규(두산)와 정찬헌(키움)의 선발 맞대결이 예고됐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