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패면 포스트시즌이 이대로 끝나는 두산이 지난해 가을 신데렐라를 앞세워 벼랑 끝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정규시즌 4위 두산은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5위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살리지 못하고 4-7 패배를 당했다.
곽빈이 부상 이탈한 외인투수를 대신해 4⅔이닝 1실점 깜짝 호투를 펼쳤고, 0-2로 뒤진 7회 김인태가 대타 동점 2루타, 2-4로 끌려가던 8회 김재환이 동점 투런포를 날렸지만 믿었던 홍건희, 이영하, 김강률 등 필승계투진이 스스로 무너졌다. 결국 1차전 최소 무승부에도 준플레이오프행이 확정되는 어드밴티지를 살리지 못하고 3일 2차전을 치르게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가 1차전을 내준 건 지난 2016년 KIA에 패한 LG 이후 5년만이다.

두산은 외인투수뿐만 아니라 토종 에이스 최원준까지 10월 30일 대전 한화전 등판 여파로 이번 시리즈 출전이 어렵다. 여기에 이미 곽빈 카드를 소진했고, 이영하는 불펜, 유희관은 2군에 있는 상황. 두산은 이에 2차전 임시방편으로 김민규를 선발 예고했다.
김민규는 휘문고를 나와 2018 두산 2차 3라운드 30순위 지명을 받은 우완투수다. 2019년까지 1군 2경기 출전이 전부였지만 지난해 29경기 평균자책점 4.89로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렸고, 포스트시즌에서 5경기 1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75의 강렬한 호투를 선보이며 두산의 가을 신데렐라로 불렸다.
다만 흐름을 잇겠다고 약속한 올 시즌은 31경기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7로 성적이 저조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 자기 공을 못 던진다”는 사령탑의 우울한 평가와 함께 1군과 2군을 자주 오가야했다. 그래도 최근 등판이었던 10월 27일 인천 SSG전에 대체 선발로 나서 4⅓이닝 1실점 호투로 페이스 회복을 알렸다.
올해 키움 상대로는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45를 남겼다. 4월 28일 고척에서 구원 등판해 0이닝 1볼넷 1실점으로 패전을 당했지만 8월 13일 고척에서 3⅔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다. 통산 키움전 성적은 6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07이며, 최대 경계대상은 6타수 3안타 타율 5할의 이정후와 5타수 2안타 타율 4할의 전병우다.
두산은 1차전에서 선발 곽빈에 이어 이현승(투구수 7개)-홍건희(32개)-이영하(24개)-최승용(3개)-김강률(28개)-권휘(4개)-이교훈(5개) 등 불펜 물량공세를 펼치고도 충격패를 당했다. 특히 홍건희, 이영하, 김강률 등 핵심 자원들이 나란히 20개를 넘게 던지며 2차전까지 그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는 다시 말해 김민규의 긴 이닝 소화가 필수라는 뜻. 두산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가을 신데렐라의 재림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