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36G ERA 1.50 클래스…38살 베테랑의 '가을 DNA'는 진짜였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02 09: 24

두산 베어스의 38살 베테랑 좌완투수 이현승이 생애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가을 DNA를 유감없이 뽐냈다.
이현승은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1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현승은 0-1로 뒤진 5회 2사 1, 2루서 선발 곽빈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교체는 적중했다. 첫 타자인 이용규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빠르게 불을 껐고, 6회 선두 김혜성을 유격수 직선타, 이정후를 1루수 땅볼로 잡은 뒤 홍건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좌타자 3명을 공 7개로 깔끔하게 처리한 그였다.

6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 두산 투수 이현승이 마운드를 내려가며 포수 박세혁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1.01 / dreamer@osen.co.kr

지난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한 이현승은 올해 프로 16년차를 보내고 있다. 사실 이번 시즌 시작은 매끄럽지 못했다. 38살이라는 은퇴를 앞둔 나이와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5.31의 부진 탓에 연봉이 4억원에서 7천만원으로 무려 82.2% 삭감됐고, 전반기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1군에 8경기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현승은 8월부터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시작했다. 1군 복귀전이었던 8월 21일 한화전부터 좌완 불펜으로 자리를 잡은 뒤 9월 14경기 4홀드 평균자책점 1.17의 호투로 팀의 4위 도약을 이끌었고, 10월에도 12경기 4승 1홀드 평균자책점 2.57의 베테랑 파워를 과시했다. 함덕주의 LG행으로 좌완 불펜 기근이 예상됐지만 다행히 이현승이 전성기 구위를 회복하며 공백을 메웠다. 이현승은 데뷔 첫 1점대 평균자책점(1.93)으로 시즌을 마무리.
사실 두산의 가을 사나이하면 정수빈이 떠오르지만 이현승도 그 못지않게 가을을 즐겼다. 두산 팬이라면 2015년과 2016년 마무리와 셋업맨을 오가며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그의 투구를 잊을 수 없다. 이현승의 포스트시즌 통산 기록은 36경기 3승 1패 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1.50이며,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19경기 1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0.53으로 강했다.
이현승은 이날 등판으로 무려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는 데 성공했다. 해태 김정수(9시즌 연속, 1986~1994), 삼성 성준(8시즌, 1986~1993), 전병호(8시즌, 2001~2008), 해태 문희수(7시즌, 1987~1993)에 이은 KBO 역대 5번째 기록이다. 이는 베어스 사상 최다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으로, 이현승이 그 동안 걸어온 길이 두산 가을야구의 새 역사가 됐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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