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처럼 관중들의 함성으로 야구장 전체가 포스트시즌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단계의 첫 날, 그토록 그리던 야구장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이 마저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일 취재진과의 백브리핑 자리에서 "프로야구 경기장 내 입장과 취식이 가능하더라도 함성과 구호는 금지돼 있다. “마스크를 쓰고 있더라도 함성이나 구호를 외치면 침방울 배출이 많아지고 강해져서 마스크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라면서 “문화체육관광부, 구단, 협회(KBO) 등과 이런 부분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 조치하도록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키움과 두산의 경기에서 포착된 관중들의 응원 구호와 함성을 외친 것에 대한 방역당국의 입장이었다.
방역당국은 전날(1일)부터 방역체계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단계로 전환하면서 실외 스포츠 경기 관람,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취식이 가능해졌다. KBO는 단계적 일상회복 절차에 따라서 올해 포스트시즌 전 좌석을 100% 접종자 구역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포스트시즌 전 경기는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경과한 백신 접종 완료자, 48시간 내 PCR 음성확인자, 18세 이하, 불가피한 사유의 접종 불가자(의사 소견서 필요)도 입장이 가능하다.
관중은 입장 시 백신접종 완료 증명서(어플리케이션 등)나 48시간 이내에 발급된 PCR 음성확인서나 음성확인 문자통지서를 제시해야 하며 고척 스카이돔을 제외한 실외 경기장은 경기 관람 중 관중석에서 취식이 허용된다.
KBO리그 관람만의 문화였던 ‘치맥’이 가능해졌고 휑한 관중석도 볼 필요가 없어졌다. 약 2년 여에 가까운 빗장이 풀렸다. 그만큼 야구 팬들은 진정한 야구 관람에 목말라 있었다. 지난 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12,422명의 관중이 찾아왔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사실 육성응원을 제한하고 있지만 관중들이 치열한 명승부를 지켜보며 터져나오는 함성을 참기 힘든 건 당연하다. 특히 8회 두산 김재환의 동점 투런포, 9회 키움 이정후의 결승 2타점 2루타 순간 잠실구장의 데시벨은 포스트시즌의 분위기에 젖어들게 만들었다. 야구 팬들이 2년 간 참은 아드레날린이 터져나온 순간이라도 봐도 무방하다.
물론 단계적 일상회복의 첫 관문이기에 조심할 필요성은 있다. 그렇기에 방역당국도 첫 날 발견된 모습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효적인 조치인지에 대한 의문이 따르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경우 모처럼 들어찬 관중석, 그리고 승부처 순간에 모처럼 들려온 함성이 짜릿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결승타를 친 이정후는 “(육성응원을) 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 어쩔 수 없다. 분위기 자체가 안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솔직히 개인적으로 해주시니까 더 에너지가 솟아났다. 2년만에 이렇게 육성응원으로 응원가와 이름을 불러주시고 함성도 나오니 어떤 플레이를 했을 때 좀 더 아드레날린과 좋은 에너지가 나왔다. 그러다보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라며 관중들의 함성에서 에너지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과연 단계적 일상회복 시기에 진행되는 포스트시즌, 어떤 모습으로 진행이 될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