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캡틴 김재환이 과거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베어스의 가을 DNA를 깨우기 위해 후배들을 불러모았다.
김재환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키움과의 2021 신한은행 SOL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동점홈런 소감과 2차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김재환은 지난 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홈런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왔다. 2-4로 뒤진 8회말 2사 2루서 바뀐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린 것. 3B-1S에서 조상우의 회심의 낮은 직구(150km)를 제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김재환은 “타자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조상우 선수의 강점이 직구인데 자신 있게 스윙하려고 했고, 실투가 와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나 두산은 김재환의 극적 동점포에도 9회 마무리 김강률이 흔들리며 결국 4-7로 패했다. 여전히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행이 가능하나 반대로 1패면 이대로 가을이 끝나는 건 키움과 같은 처지다.
김재환은 “선수들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어제 경기보다 오늘이 더 중요해 오늘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고 2차전에 나서는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김재환은 주장으로서 2차전에 앞서 따로 선수들과 미팅을 갖고 가을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는 “어린 친구들은 앞으로 더 많은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한다. 길진 않겠지만 짧게라도 이 포스트시즌을 즐기라고 이야기했다”며 “형들이 과거 말했던 것처럼 잘하면 다 같이 잘한 것이고, 못하면 다 같이 못한 것이다. 끝까지 후회 없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이번 가을을 즐기기 위해 본인부터 마음을 바꾼 김재환. 평소 세리머니가 크지 않은 그는 “동점 홈런 이후 고참의 입장에서 벤치 분위기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시즌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육성응원이 걱정되지만 응원이 있었다는 게 새삼 다시 느껴졌다. 집중력과 흥이 있었다”고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덧붙였다.
잇따른 전력 유출과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쉽지 않은 상황. 김재환은 “매 경기 선수들끼리 잘 뭉치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두산은 그 동안 많은 포스트시즌을 했고 좋은 선배들이 있었다. 그런 좋은 부분을 나도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