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도전도 실패’ 5위의 업셋은 단 한 번도 허락되지 않았다 [WC2]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11.03 00: 12

키움 히어로즈가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키움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8-16으로 패하며 짧은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1차전까지 키움의 기세는 대단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3연승을 질주하며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두산의 맹렬한 추격을 뿌리치면서 7-4로 승리했다.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 /OSEN DB

2차전을 앞두고는 키움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두산은 외국인투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 부상으로 이탈했고 가장 믿을 수 있는 국내 선발투수인 최원준마저 지난달 30일 시즌 최종전에 선발등판해 결국 임시선발인 김민규가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반면 키움은 정규시즌 두산을 상대로 2경기(11이닝) 2승 평균자책점 0.82으로 강했던 정찬헌이 선발등판했다. 한현희, 최원태 등 다른 선발투수들도 불펜에서 대기하기 때문에 마운드 싸움에서 키움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하니 2차전은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키움은 정찬헌과 한현희가 도합 3⅔이닝 동안 무려 9실점을 허용하면서 일찌감치 무너졌고 두산은 김민규가 4⅔이닝을 3실점으로 버텨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은 최원태, 김재웅, 이승호 등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했지만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KBO리그 포스트시즌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것은 2015년. 신생팀 KT가 1군에 올라오면서 10구단 체제가 되자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늘리기 위해 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신설됐다.
4위와 5위가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에 엄청난 어드밴티지가 있다. 2경기가 모두 4위팀의 홈구장에서 열리며 5위는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2연승을 해야하는 반면 4위팀은 1승 또는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
이렇다보니 지금까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뚫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5위팀은 단 한 팀도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시행된 첫 해에는 4위 넥센(현 키움)이 5위 SK를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제압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2016년에는 5위 KIA가 1차전에서 4-2로 승리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최초의 5위팀이 됐지만 2차전에서 0-1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후 3년간은 모두 4위팀이 승리를 거뒀다. 2018년에는 4위 넥센이 5위 KIA를 10-6으로 격파했고 2019년에는 4위 LG가 5위 NC와 만나 3-1로 승리했다. 지난해에는 5위 키움이 4위 LG와 연장 13회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3-4로 무릎을 꿇었다.
올해 키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두 번째 5위팀이 되면서 다시 한 번 최초의 업셋을 노렸지만 두산의 강타선에 다시 한 번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7년 연속 4위팀이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올해도 5위팀의 무덤으로 남았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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