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민규·겨울…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한 가을 신데렐라 [WC2]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02 22: 23

김민규(두산)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산의 가을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김민규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키움과의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 호투로 팀의 준플레이오프행을 견인했다.
김민규는 휘문고를 나와 2018 두산 2차 3라운드 30순위 지명을 받은 4년차 우완투수. 2019년까지 1군 2경기가 전부였지만 지난해 29경기 평균자책점 4.89로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렸고, 포스트시즌에서 5경기 1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75 깜짝 호투를 선보이며 두산의 가을 신데렐라로 불렸다. 3위로 시즌을 마친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 주역이었다.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3회초 키움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두산 선발 김민규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1.11.02 / dreamer@osen.co.kr

경기에 앞서 만난 사령탑도 김민규의 빅게임 본능에 기대를 걸었다. 김태형 감독은 “본인도 잘 던지고 싶겠지만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이전 경기에 잘했으니 오늘 자신감 있게 던졌으면 좋겠다. 작년에도 정말 중요한 경기 잘 던져줬는데 믿겠다”고 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김민규의 가을 활약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날도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차근차근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다. 1회 선두 이용규를 8구 끝 볼넷 출루시켰지만 김혜성의 병살타, 이정후의 중견수 뜬공으로 이닝을 끝냈고, 2회 2사 후 3루수 실책으로 처한 상황에서도 전병우를 침착하게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그리고 3회 삼진 1개를 곁들여 첫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4-0으로 앞선 4회 첫 실점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선두 김혜성(내야안타)-이정후의 연속안타로 처한 무사 1, 2루서 4번타자 박병호를 병살타로 막았고, 이후 송성문의 빗맞은 1타점 2루타로 실점한 뒤 윌 크레익을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금세 안정을 찾았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민규는 선두 전병우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박동원과 변상권을 침착하게 외야 뜬공 처리했다. 이후 이용규의 내야안타로 2사 1, 3루가 된 가운데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두산 팬들은 가을 신데렐라의 호투에 기립 박수를 보냈다.
물론 이현승이 김혜성의 볼넷에 이어 이정후에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으며 승계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지만 이날 투구는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했다. 이날도 큰경기에 강한 면모를 뽐내며 이번 가을 하나의 선발 옵션으로 자리한 순간이었다.
외국인투수가 부상으로 빠진 두산은 전날 곽빈에 이어 이날 김민규까지 제 몫을 해내며 그토록 원했던 준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었다. 올해도 난세영웅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한 가을의 두산 베어스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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