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삼성은 정규 시즌 144경기 최종전까지 KT 위즈와 똑같이 76승5무59패를 기록, 단일 리그에서 사상 최초로 타이브레이커를 치렀다. 눈 앞에 왔던 1위 자리를 아쉽게 놓쳤지만, 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삼성은 2010년대 초반 류중일 전 감독 지휘 아래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하며 왕조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2015시즌 막판 도박 파문이 터진 후 급격히 추락했고, 2016년부터 9위-9위-6위-8위-8위로 하위권을 전전했다.

2020시즌 허삼영 감독이 삼성 지휘봉을 잡으며 3년 총 9억원에 계약했다. 파격적인 감독 선임이었다. 전력분석팀장으로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었지만, 지도자 경험은 없었다.
감독 첫 해 8위로 마치며 파격적인 인사의 반전은 없었다. 올 시즌 전망도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지난해 초보 감독으로 선수단 운영에 다양한 선택과 결정을 하며 시행 착오도 겪었던 허 감독은 올해는 팀 운영에서 안정적인 벤치워크를 보여줬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때로는 과감하게 시즌을 풀어갔다. 후반기 선두 추격 시기에서 부상자, 출장 정지 등 돌발 변수가 생겼음에도 막판까지 1위를 다퉜다.
타선에서는 FA 오재일이 가세했고,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전반기 맹활약했다. 원태인의 급성장, 백정현의 FA로이드 등 주축 선수들의 좋은 활약이 있었지만, 이를 전체로 잘 끌어모은 감독의 역량도 있다. 짧은 암흑기를 끝내고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공로는 있을 것이다. 2016년 개장한 새로운 홈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드디어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하게 됐다.
허삼영 감독의 3년 9억원 계약은 10개 구단 감독들 중 최저 수준이다. 올 시즌에 앞서 2년 6억원에 계약한 키움 홍원기 감독과 연평균 3억원으로 같다. 현재 KBO리그 초보 감독의 평균적인 계약 조건이다.
허 감독은 2년차 시즌에 주위의 평가를 뛰어넘는 2위라는 성과를 냈다. 좋은 성적을 낸 감독들은 계약 만료 이전에 재계약을 제시받기도 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2019년 3년 계약(총 12억원)을 했다. 지난해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한 뒤 KT는 이강철 감독과 새롭게 3년(2021~23년) 총 20억원 계약을 했다.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숙원을 달성한 덕분이었다.
이동욱 NC 감독은 2018년 10월에 2년(2019~20년) 총 6억원 계약으로 취임했다. 2020년 초에는 1년 연장 계약(총 3억 5000만원)을 했다. 2020시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5월 NC는 이 감독에게 3년(2022~24년) 총 21억원에 연장 계약을 안겨줬다.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결과였다.
5년 암흑기를 끝낸 허삼영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성적에 따라 연장 계약이 가능할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