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가 사람을 보여준다.
지난 3월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양석환. 그는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의 신임 아래 이번 시즌 133경기 타율 2할7푼3리 28홈런 96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신임에 응답한 양석환의 활약은 가을야구에서 정점을 찍었다.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양석환은 5타수 3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대승을 이끌었다. 0-0이던 1회 1사 2, 3루서 2타점 적시타로 결승타를 장식한 뒤 6-1로 앞선 4회 2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로 친정 LG를 맞이하는 준PO행 티켓을 끊었다.


가을야구 시작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나선 양석환. 그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했다.
양석환의 멘트다. “2016년 플레이오프에서 빗맞은 안타로 끝내기를 친 기억이 있다. 작년에는 1경기도 못 나와 그 때가 마지막(LG에서 가을야구)”, “벤치에 있는 걸 좋아할 선수는 아무도 없다. 벤치에 있으면서 ‘이 정도로 신임을 못 얻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이 올 시즌 준비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가을야구 벤치워머의 설움이 올 시즌 양석환을 변화하게 만들었고, 신임의 양분이 양석환을 활짝 피게 했다.

양석환의 세리머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클라이맥스였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을야구에서 선취점이 크다고 생각했고, 분위기 가져오는 데 큰 부분이라고 생각해 첫 타석에서 크게 액션을 했다”며 “아무것도 못하고 떨어지는 것보다 뭐라도 해볼 수 있는 상황은 만든 것 같다. 오늘 중요한 경기였는데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남겼다.





‘영원한 라이벌’ 두산과 LG, LG와 두산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 숱한 ‘한 지붕 두 가족’ 스토리라인에 양석환이 추가됐다. “친정팀과는 정규시즌에도 늘 잘하고 싶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난다고 하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 같다”고 전한 양석환. 이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는 오는 5일 두산-LG LG-두산의 홈, 그리고 양석환의 홈 잠실야구장에서 막 오른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