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11번→우승 0번' 72세 노장 감독, WS와 지독한 악연...또 한풀이 실패 [WS6]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11.03 12: 33

만 72세의 노장 감독에게 남았던 한을 끝내 풀 못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더스티 베이커(72) 감독의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은 또 다시 무산됐다.
베이커 감독이 이끄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0-7로 패했다. 이로써 휴스턴은 시리즈 전적 2승4패를 기록,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2017년 이후 4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나섰던 휴스턴이다. 그리고 4년 전 우승 당시의 오명을 벗어던질 기회였다. 2020년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당시 우승이 공정한 조건에서 달성했느냐에 대한 의문이 계속됐다. 당시 사태의 책임을 지고 A.J. 힌치 감독, 제프 루나우 단장이 모두 물러났고 따가운 시선을 계속 받아야 했다. ‘공공의 적’으로 거듭났다.

[사진]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단 전체가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감독이 바로 베이커 감독이었다. 지난해 단축시즌에서 29승31패를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리고 올해는 다시 정상궤도를 되찾고 95승67패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휴스턴은 명예회복과 오명 씻기에 나섰다.
더불어 베이커 감독 개인의 입장에서도 더욱 절실하게 월드시리즈 우승에 다가섰다. 감독으로만 24시즌 째를 보냈지만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지난 199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처음 감독 생활을 시작했고 2002년까지 10시즌을 이끌었다. 이후 2003~2006년 시카고 컵스, 2008~2013년 신시내티 레즈, 2016~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감독직을 맡았다.
베이커 감독은 5개 팀에서 통산 1987승 1734패, 승률 5할3푼4리의 성적을 거뒀다. 포스트시즌 베테랑이기도 하다. 각기 다른 팀에서 총 11번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휴스턴(2020~2021년)을 비롯해 샌프란시스코(1997년, 2000년, 2002년), 시카고 컵스(2003년), 신시내티(2010년, 2012~2013년), 워싱턴(2016~2017년)에서 모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다는 것이 베이커 감독의 유일한 흠이다. 월드시리즈 진출 자체가 적었다. 2002년 샌프란시스코 감독 시절에 한 번 밟았다. 당시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3승2패로 앞서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눈 앞에 뒀지만 역전을 허용했다. 
[사진] 휴스턴 선수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차례 이상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18명의 감독 중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유일한 감독인 베이커 감독.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었지만 올해는 무관의 한을 벗어던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3승 1패로 꺾었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를 4승2패로 제압했다.
하지만 휴스턴은 올해 13승5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고 디비전시리즈 2경기 10⅔이닝 2실점 역투를 펼친 랜스 매컬러스 주니어가 팔뚝 통증으로 시즌 아웃이 되며 악재가 시작됐다.  선발과 불펜에 애틀랜타보다 한끗씩 뒤쳐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활화산 같았던 타선도 침묵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MVP 요단 알바레즈는 월드시리즈에서 충격의 20타수 2안타 침묵에 허덕였다. 알렉스 브레그먼 21타수 2안타, 호세 알투베 26타수 6안타 등으로 부진했다.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뒤진 지난 5차전에서 4점차 뒤집기에 성공하며 기사회생했지만 이날 3회 호르세 솔러에게 3점포, 5회 댄스비 스완슨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으며 주도권을 내줬고 되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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