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푸이그 택하며 외면한 선수, WS MVP 등극 '인생 역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1.04 05: 14

2021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거포 외야수 호르헤 솔레어(29·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우승 시상식에서 쿠바 국기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쿠바 탈출 후 지난 2012년 6월 시카고 컵스와 9년 3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장을 던졌다. 
당시 솔레어에게 관심을 가진 팀 중 하나가 LA 다저스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솔레어 대신 또 다른 쿠바 출신 '괴물' 야시엘 푸이그(31)를 택했다. 그해 6월 다저스는 7년 4200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해 푸이그와 계약했다. 푸이그의 재능이 솔레어를 능가할 것으로 보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썼다. 
시작은 푸이그가 화려했다. 2013년 6월 혜성처럼 빅리그 데뷔한 푸이그는 당시 깊은 침체에 빠졌던 다저스 타선을 구하는 폭발적인 타격으로 지구 역전 1위를 이끌었다. 그해 내셔널리그 신인상 투표 2위에 올랐고, 2014년에는 올스타에 선정됐다. 

[사진] 호르헤 솔레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2015년부터 빠르게 하락세가 시작됐다. 상습적인 지각과 과속 운전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돌출 행동으로 팀과 신뢰 관계가 무너졌다. 2016년 방출 위기에서 살아남은 뒤 조금 달라지는가 싶었지만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결국 2018년 시즌 종료 후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다. 
2019년 시즌 중 다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된 뒤 FA가 됐지만 2년째 팀을 찾지 못하며 '미아' 신세로 전락했다. 다저스 시절 성범죄 혐의가 드러나 법정 공방을 벌이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 시야에서 멀어졌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과 합의를 보면서 멕시칸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빅리그 복귀는 여전히 요원하다. 
야시엘 푸이그 /OSEN DB
푸이그가 방황한 사이 솔레어는 착실히 성장했다. 푸이그보다 1년 2개월 늦은 2014년 8월 빅리그 데뷔한 솔레어는 2016년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반지를 손에 넣었다. 2017년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트레이드된 뒤 주전으로 도약했다. 2019년 162경기 모두 출장하며 아메리칸리그 최다 48홈런을 폭발했다.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7월 트레이드 전까지 캔자스시티에서 1할대(.192) 타율로 부진했다. 하지만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된 뒤 55경기 타율 2할6푼9리 14홈런 33타점 OPS .882로 반등했다. 이어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 1회 선두타자 홈런, 4차전 7회 대타 역전 투런 홈런, 6차전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활약했다. 시리즈 전적 4승2패, 애틀랜타에 25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MVP까지 올랐다. 
[사진] 호르헤 솔레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즌 중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선수의 월드시리즈 MVP 수상은 역대 3번째. 쿠바 출신 월드시리즈 MVP는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 투수 리반 에르난데스 이후 24년 만이었다. 솔레어는 "MVP 수상은 나와 가족 그리고 구단에 큰 의미가 있다. 정말 특별하다"며 "트레이드로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어려웠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편안함을 느꼈다. 클럽하우스 모든 사람들이 나를 환영했고, 마치 가족 같았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워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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