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부터 육성응원이 자제에서 금지로 바뀐 2021 KBO 포스트시즌. 과연 만원 관중 체제에서도 이 같은 방역수칙이 지켜질 수 있을까.
두산과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대 화두는 위드코로나 전환에 따른 시행착오였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방역당국의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안 발표에 따라 실외경기장 취식을 허용하고, 관중 입장 비율을 제한 없이 좌석 대비 최대 100%로 확대한 상황. 그러나 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현행 기준상 방역 수칙 위반인 육성응원이 펼쳐졌고, 이에 KBO는 2차전에 앞서 육성응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두산과 키움의 응원단장과 함께 긴급회의를 개최한 KBO는 홈런 및 적시타 등이 나올 때 응원가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응원단이 상황 때마다 육성응원 금지를 안내하고 자제를 유도하며 박수로 대체될 수 있게끔 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2차전 전광판 안내문구가 육성응원 자제에서 금지로 바뀌었고, 양 팀 응원단장이 극적인 순간마다 육성이 아닌 클래퍼를 이용한 박수 응원을 유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문제는 관중이 더 들어찼을 때의 상황이다.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12,422명, 2차전은 9,425명의 야구팬이 입장했다. 잠실구장의 최대 수용인원은 23,800명으로, 좌석이 최대 절반 수준밖에 채워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부 팬들이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을 주체하지 못하고 선수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육성응원을 펼쳤다. 심지어 2차전에서는 승부가 두산 쪽으로 기울자 일부 키움 팬들이 육성응원 금지라는 문구를 보고도 힘차게 선수 이름을 외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준플레이오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달리 3경기 모두 만원관중이 들어찰 것으로 보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는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무려 1만석 이상의 좌석이 남아있었지만 준플레이오프는 LG와 두산의 라이벌전답게 예매 오픈과 동시에 대부분의 좌석이 팔려나갔다. 코로나 시대 이후 처음으로 잠실구장의 매진 사례를 볼 수 있을 전망이며, 때문에 팬들의 육성응원 가능성 또한 그만큼 높아졌다.
육성응원을 억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응원을 유도하는 응원단장의 리더십이다. 실제로 두산이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성숙한 응원 문화를 선보이며 위드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응원법을 제시했다.
일단 한재권 응원단장이 경기 시작 10분 전 단상에 올라 “육성응원이 커지면 경기를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오늘에 따라 다음부터 무관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검토도 나왔다. 여러분의 마음을 잘 알고 있지만 육성응원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이후 적시타가 나올 때마다 박수 치는 팬들을 향해 “이렇게 잘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선수들이 더 힘을 낸다”고 독려했고, 7회 이후 팬들의 아드레날린을 파도타기 응원으로 해소시키기도 했다. 응원단장의 당부와 칭찬이 팬들의 성숙한 응원문화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결국 준플레이오프도 응원단장의 리드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적시타를 쳤을 때 어쩔 수 없이 나오는 함성은 막을 수 없겠지만 응원가를 부르고, 선수의 이름을 외치는 행위는 단장의 리더십으로 충분히 억제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매진이 예상되는 뜨거운 잠실 라이벌전. 과연 코로나 시대 이후 첫 만원관중의 응원문화는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쏠린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