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판 박해민 나올까…발야구 전문가 영입→30년 무관의 한 풀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11.04 11: 16

2022년이면 롯데 자이언츠가 우승을 한 지 30년이 된다. 대대적인 팀컬러 변화와 혁신을 예고하면서 30년 동안 쌓인 무관의 한을 풀어낼 조력자를 영입했다.
롯데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대표팀 전력분석팀장을 맡고 있던 김평호 코치를 1군 외야 주루 코치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평호 코치는 국내에서 ‘발야구 전문가’로 통한다. 김 코치가 소속됐던 팀들은 모두 도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OB(현 두산), 삼성, KIA, NC 등을 거치면서 기동력을 팀 컬러로 바꿔놓았다. 특히 삼성 코치 시절에는 박해민과 김상수를 국내 최고 ‘대도’로 발돋움시켰다. 김상수가 2014년(50도루), 박해민은 2015년(60도루)에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외야 수비 코치까지 겸하면서 오늘날의 박해민을 국가대표 중견수이자 리드오프로 거듭나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삼성 시절 박해민과 김평호 코치 /OSEN DB

현대 야구에서 도루의 가치와 효용성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부상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는 작전으로 평가절하 받는다. 하지만 구단이 구축하고 싶은 컬러, 주위의 환경이 ‘발야구’를 불러 오게 하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 성민규 단장이 구축하고 싶은 롯데의 팀 컬러는 ‘기동력’이다. 서튼 감독은 시즌 종료를 앞두고 “우리 팀은 잘 치는 선수들은 많지만 느린 팀이기도 하다. 운동능력이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플레이가 성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도루 뿐만이 아니라 공격적이면서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끔 밑거름을 만들고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김평호 코치를 적임자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국가대표 코치 시절 김평호 코치 /OSEN DB
여기에 사직구장 확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장타보다는 기동력이 좀 더 중요해지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라인드라이브 히터들이 팀 타선의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갭 파워’의 중장거리 형 타자들과 기동력을 결합해 득점을 생산해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김평호 코치의 영입은 도루 뿐만 아니라 외야진의 수비력의 강화까지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구장 확장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외야 수비 강화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김재유, 신용수, 추재현 등 올해 두각을 나타내고 1군에 자리잡기 시작한 외야수들이 수비력과 도루 능력을 동시에 갖춘 ‘제2의 박해민’으로 거듭나는 시나리오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
롯데가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지난 1992년, 그리고 다시 한국시리즈에 올라서 준우승을 기록했던 1995년 시즌 모두 롯데의 팀컬러는 ‘발야구’였다. 1992년 130개로 해태에 이어 팀 도루 2위였고, 1995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200도루를 돌파해 220도루를 달성한 바 있다. 당시 ‘남두오성’이라고 불렸던 전준호, ,이종운, 박정태, 김민호, 김응국 등 빠르면서 중장거리형 타자들이 그라운드를 휘저은 바 있다.
본격적인 팀컬러를 구축하기 위한 외부 영입이다. 검증된 전문가와 함께 롯데의 2022년 야구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을까. /jhrae@osen.co.kr
롯데 김재유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