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구까지 가능하다” 고우석의 삼세번 준PO, 양석환에게는 맞지 말자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11.04 09: 43

 10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두산의 더블헤더 2차전. LG는 9회말 2아웃까지 3-2로 앞서 있어 승리가 눈앞이었다. 마무리 고우석은 대타 양석환 상대로 초구 155km 직구를 던졌는데, 양석환의 배트에 걸려 믿기 어려운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마무리 투수가 블론 세이브를 할 수 있지만, 이날의 동점 허용은 충격이 컸다. 게다가 양석환은 옆구리 근육 부상에서 회복돼 이날 1군 엔트리 등록됐는데,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니라 대타로 출장했다.
양 팀의 맞대결 최종 16차전은 그렇게 끝났다. 고우석도, LG도 그 장면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났다. LG는 4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2021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LG 고우석이 2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OSEN DB

‘잠실 라이벌전’의 대결, LG와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여러 가지 흥미거리들이 넘친다. 무엇보다 개막 직전 LG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후 올해 놀라운 성적을 거둔 ‘양석환 시리즈’로 불린다.
고우석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처음 입단하고 2년간 가을야구를 못 갔다. 전반기 좋은 성적을 유지하다가 후반기 팀 성적이 떨어져서… 다른 팀은 축제를 하는데, 탈락해서 마무리캠프를 하고 있는 것에 화도 나고 속상하더라”라며 포스트시즌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고우석에게는 3번째 준플레이오프다. 앞서 2번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은 좌절됐다. 삼세번 도전이다. 그는 “항상 욕심은 난다. 더 높은 순위에서 시작하고 싶고. 그런데 노력한다고 다 이뤄지진 않는다. 상대도 최선을 다하니까. 지는 것은 너무 싫다. 어떻게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TV로 본 고우석은 “지금 타자들이 어떻게 치고 있는지, 어디로 던지면 잡을 확률을 높일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봤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155km가 넘는 강속구가 주무기다. 구위가 좋아 제구가 잘 되면 타자들이 알고도 치기 어렵다. 관건은 제구다. 제구력을 언급하자, 그는 “이길 때, 내가 잘 던졌을 때는 ‘됐다’ 라는 게 있다. 결과가 안 좋을 때는 ‘아, 안 되네’라고 알고 있는 것이 있다. 꾸준하지 못한 것이 단점이다”고 자신이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고우석은 멘탈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실패, 아쉬움을 금방 털어내고 다음 경기에 집중한다. 마무리 투수로서 좋은 성격이다. 그는 “한 경기 지더라도 그 날만 기분 나쁘다. 그날 영상을 바로 본다. 맞은 것도, 잘 던진 것도. 다음날 똑같이 나간다. (실패하면) 화는 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침착함을 찾는다. 이랬으니 맞았구나, 내 실력이 부족하구나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LG 트윈스 투수 고우석./OSEN DB
정규 시즌 143번째 경기에서 고우석은 올 시즌 처음으로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랐다. 처음으로 멀티 이닝(1⅓이닝)을 던지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내일이 없는 단기전에서 마무리에게 1이닝은 사치일 수 있다. 4아웃, 5아웃 세이브도 각오해야 한다.
고우석은 8회 등판에 대해 “한번 던지고 나면 리듬을 찾은 상태가 된다. (8회 던지고 다시 9회 올라가면) 힘은 떨어질 지 몰라도. 긴장감은 덜하다. 투구 수가 늘어나서 얼마나 던질지 모른다는 것은 단점이다”고 말했다.
단기전에서 조기 등판과 멀티 이닝을 자신하고 있다. 고우석은 ‘몇 구 까지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100개까지 던질 수 있다. 도망가지 않겠다. 맞더라도 내가 끝까지 던지겠다”는 패기를 보였다.
한편 양석환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LG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고우석이 맞지 않아야 하고, 맞더라도 양석환에게는 맞지 말아야 한다. 
고우석은 올 시즌 63경기에 등판해 1승 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했다. 구원 실패가 7개로 많은 편이었다. 두산 상대로는 8경기 1패 4세이브 1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로 나쁘지 않았다. /orange@osen.co.kr
두산 양석환이 2일 열린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4회말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기뻐하고 있다./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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