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필승조 이영하가 가을야구에서도 쌍둥이 킬러의 면모를 뽐낼 수 있을까.
이영하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의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2019년 17승 에이스로 올라선 이영하는 지난해부터 올해 전반기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방황하다가 후반기 마침내 불펜진 정착에 성공했다. 9월부터 24경기 4승 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60의 압도적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다만 지난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1차전에서 ⅓이닝 2실점 난조로 충격패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2차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구원승을 챙겼다.
이영하는 “정규시즌과 다른 느낌이었고 최대한 점수를 안 주고 막아보려고 했다.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올라갈 때마다 똑같은 마음으로 던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차전에는 조금 지쳐있었다. 많이 던지기도 했고 형들도 지쳐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2차전은 1차전에서 졌기 때문에 한 번 힘내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다”고 반등 비결을 전했다.
이영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 평균자책점 40.50의 악몽을 겪으며 NC의 우승을 지켜봐야했다. 그리고 올해 전반기까지 그 부진이 이어졌다. 그가 “정규시즌 때 해주지 못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더 만회하기 위해 등판 횟수, 투구수 관계없이 점수를 안 주면서 열심히 던지려고 한다. 그런 생각으로 계속 던지다보니 잡생각도 없어지고 스스로 좋다”는 각오를 전한 이유다.
이어 “1이닝을 던지든 길게 던지든 항상 많이 던진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한다. 그렇게 해야 진짜 많이 던질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잘할 수 있다. 나가면 2~3이닝을 던진다는 마인드다”라고 팀퍼스트 정신을 외쳤다.
이영하는 올 시즌 LG에 5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04로 강했다. 통산 성적도 19경기 11승 1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준수하다.
비결을 묻자 “예전부터 LG랑 하면 거의 이긴 기억밖에 없어서 밸런스가 안 좋았을 때도 좋은 작용을 했다. 자신감을 더 가질 수 있는데 지금은 포스트시즌이라 긴장이 된다”고 답하며 “LG도 우리도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했기 때문에 다 지쳐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는 정신력 싸움”이라고 바라봤다.
지난 시즌과 달리 도전자의 입장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 두산. 이영하는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 제일 많이 이야기 나오는 게 체력적인 부분인데 그런 건 다 제쳐두고 이길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뭉쳐있다”고 플레이오프를 진출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