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4위의 반란이 심상치 않다.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통과에 이어 준플레이오프까지 기선을 제압하며 미라클의 서막을 열었다.
두산은 올 시즌 71승 8무 65패 승률 5할2푼2리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4위에 올랐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무려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것.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창단 처음 해보는 시리즈였다. 김태형호가 그 동안 3위에 오른 적은 있어도 4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낯설었는지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4-7 일격을 당했다. 김재환의 극적 동점포로 8회 4-4를 만들었지만 9회 마무리 김강률의 예상치 못한 난조로 3점을 헌납했다. 2016년 KIA에 패한 LG 이후 5년만에 5위에게 1차전을 내준 4위팀으로 기록된 순간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외국인 듀오의 부상 이탈로 2차전 선발 매치업(김민규vs정찬헌)에서 객관적 전력 상 열세에 처한 상황. 일각에서는 5위의 최초 준플레이오프행을 점치기도 했지만 김민규가 4⅔이닝 3실점 깜짝 호투를 선보였고, 타선은 정찬헌-한현희-최원태로 이어진 상대 마운드를 20안타-16득점으로 폭격했다. 16-8 대승으로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상대는 시즌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던 3위 LG. 이번에도 투타 모두 객관적 열세였다. 두산은 2경기 혈투를 치른 반면 LG는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나흘을 쉬었고, 이날 선발도 일주일을 푹 쉰 외국인투수 앤드류 수아레즈와 나흘 휴식한 최원준이 격돌했다. 양 팀의 정규시즌 승차도 무려 4경기.
그러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클래스는 남달랐다. 예상과 달리 선발 최원준이 5이닝 무실점 역투로 4⅔이닝 2실점의 수아레즈에 판정승을 거뒀고, 타선은 3회 정수빈의 적시타, 5회 박건우의 적시타로 먼저 2점을 뽑은 뒤 2-1로 근소하게 앞선 8회 1사 3루서 2루수의 홈 송구 실책과 박세혁의 적시타를 묶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반면 LG는 3위의 이점을 갖고도 1회 2사 1, 2루, 2회 1사 2루, 3회 무사 1루, 4회 1사 1, 2루, 6회 2사 1, 3루, 7회 2사 만루 등 숱한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4위에게 기선을 제압당했다.
3판 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00%다. 그 동안 총 17차례의 시리즈에서 모두 1차전 승리팀이 다음 스테이지행 티켓을 따냈다. 두산이 미라클의 서막을 열었다고 봐도 되는 이유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