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리더가 된 85억 사나이, “재호·재원·재일이 형 생각 많이 나” [준PO2]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05 16: 43

세월이 흘러 어느덧 두산 베어스의 가을 리더가 된 허경민. 그래서 그런지 이번 가을은 유독 과거 영광을 함께 했던 형들 생각이 난다.
허경민은 이번 가을 두산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1명이다. 정규시즌서 136경기 타율 2할7푼8리로 기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서 타율 5할(6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빠르게 감을 끌어올리더니 전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루타 두 방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시리즈 기선제압에 일조했다.
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만난 허경민은 “지금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끝났을 때 나온 숫자가 더 중요하다. 지금은 기분 좋지도 않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활약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8회초 두산 선두타자 허경민이 2루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1.11.04 /cej@osen.co.kr

두산의 가을 하면 정수빈이 떠오르지만 사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은 3할2푼7리의 허경민이 2할9푼7리의 정수빈에 앞선다. 허경민 또한 가을야구를 상당히 잘하는 선수다.
허경민은 “(정)수빈이가 인터뷰로 자기 자랑을 많이 했다”고 웃으며 “임팩트의 차이다. 중요한 순간에 수빈이가 잘 해결하고 난 예전부터 그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어제도 9회말 수비하면서 나도 한 번 무언가를 받아볼 수 있겠구나 했는데 아무도 날 찾지 않아 라커룸으로 들어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가을 활약 비결에 대해선 “1군 무대 데뷔 후 한 시즌 빼고 모두 경험했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잔치라고 해서 정말 즐기는 줄 알았는데 몇 년 전부터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 압박이 생겼다”며 “올해는 와일드카드부터 올라가는데 밑에서 올라갈 때 부담이 없는 게 장점 아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세월이 흘러 허경민은 절친 정수빈, 박건우와 함께 팀의 고참급 선수가 됐다. 시즌에 앞서 7년 최대 85억원에 FA 계약하며 책임감도 커졌다. 물론 김재호, 김재환이 아직 엔트리에 있지만 팀의 주축은 90년생 트리오다. 이에 대해 그는 “김재호, 오재원, 오재일 형 생각이 많이 난다. 그 형들의 많은 도움을 받아서 성장했다”며 “지금은 이제 (박)계범이, (강)승호가 정말 잘하고 있는데 그것과 별개로 도움 받았던 형들 생각이 난다”고 전했다.
허경민은 LG에 있는 또 한 명의 절친 오지환을 향한 걱정도 잊지 않았다. 그는 “라커룸 앞에서 인사를 나눴는데 마음이 아팠다”며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고, 강한 선수인데 이 아픔을 잘 이겨내서 내년에는 커리어하이를 보냈으면 좋겠다. 친구이자 선수의 마음”이라고 우정을 과시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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