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의 두산이 수비로 무너졌다.
두산 베어스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의 2차전에서 3-9로 완패했다.
선발 최원준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1차전과 달리 이날은 곽빈이 2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3일 휴식이 부담됐는지 선두 채은성의 2루타와 유강남의 희생번트로 처한 2사 3루서 김민성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헌납한 뒤 4회 2사 후 유강남-문보경에 연속안타를 맞고 1, 2루에 처했다.

이후 김민성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으며 흔들린 상황. 그러나 홈을 노린 2루주자가 발이 느린 포수 유강남이었고, 좌익수 김재환이 타구를 잡아 포수 박세혁을 향해 정확한 송구를 뿌렸다. 유강남이 홈에 도착하기 전에 박세혁이 포구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홈에서의 혼전 끝 주심은 아웃이 아닌 세이프를 선언했다. 태그보다 유강남의 발이 먼저 홈을 밟았다는 판정이었다.
리플레이 확인 결과 주심의 판정이 정확했다. 유강남이 슬라이딩으로 홈을 들어오는 과정에서 오른쪽 다리를 홈 플레이트에 먼저 뻗은 상황. 그러나 박세혁은 미트로 왼쪽 다리를 겨냥했고, 그 사이 오른쪽 발이 먼저 홈플레이트에 도달했다. 박세혁의 태그가 당연히 늦었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이는 명백한 포수의 태그 미스였다.
결국 태그 실수로 인해 이닝 종료가 아닌 0-2로 뒤진 4회 2사 1, 3루가 됐고, 흔들린 선발 곽빈은 문성주에게 추가 적시타를 헌납했다.

아쉬운 수비는 1-3으로 뒤진 7회에도 나왔다. 이번에는 홍창기의 안타와 서건창의 희생번트로 처한 1사 2루서 이교훈이 김현수에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그러나 불운이 따랐다. 타구가 이교훈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진 뒤 유격수 김재호 앞으로 향한 것. 그리고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이를 잡지 못하는 치명적 실책을 범했다. 실점 없이 1사 1, 3루가 될 수 있었지만 실점과 함께 1사 1루가 됐다.
곧이어 박세혁이 다시 흔들렸다. 2사 1루 유강남 타석에서 연이은 폭투로 1루주자 채은성에게 3루를 내주며 유강남의 볼넷에 이은 문보경-김민성-문성주에게 3타자 연속 적시타를 맞는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수비가 상당히 견고한 팀. 올해도 정규시즌에서 팀 최소 실책 3위(89개)에 오르며 그 명성을 이었지만 빅게임에서 믿었던 수비에 발등을 찍히고 말았다. 그 주인공이 가을 타짜 김재호, 박세혁이라 더욱 아쉬웠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