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쿠치 유세이(30)가 시애틀 매리너스를 떠나 FA를 선언하면서 그의 일본 친정팀 세이부 라이온즈도 금전적 손해를 보게 됐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시애틀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기쿠치가 내년 시즌 선수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FA가 됐다고 전했다. 기쿠치 스스로 내년 연봉 1300만 달러(약 154억원)를 포기하며 FA 시장에 나온 것이다.
기쿠치는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 도전에 나섰고, 지난 2019년 1월 시애틀과 7년 최대 1억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19~2021년 3년 총액 4300만 달러 계약이 끝나면 선수와 구단 양 측에 모두 옵션이 생기는 특수 계약이었다.

구단이 옵션을 실행하면 2022~2025년 4년 총액 6600만 달러 계약이 추가로 보장된다. 구단이 이를 행사하지 않고 선수가 옵션을 택하면 2022년 1300만 달러를 받으면서 시즌 후 FA가 되는 조건이었다. 시애틀이 구단 옵션을 하지 않고, 기쿠치마저 선수 옵션을 포기하면서 양 측의 계약은 3년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기쿠치의 포스팅을 허가한 원소속팀 세이부가 벌어들일 포스팅 입찰 금액, 즉 이적료도 줄었다.
새로운 미일 포스팅 협정에 따르면 선수 보장 금액을 기준으로 2500만 달러까지는 20%, 25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까지는 2500만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를 넘어선 금액의 17.5%가 가산돼 이적료로 지불된다. 5000만 달러 이상은 2500만 달러의 20%, 2500~5000만 달러의 17.5%에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더해 최종 이적료로 합산된다.

만약 기쿠치가 선수 옵션을 실행했다면 4년 5600만 달러 계약으로 세이부가 1027만5000달러(약 122억원)를 이적료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3년 4300만 달러로 기쿠치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세이부는 815만 달러(약 97억원)만 받게 됐다. 세이부로선 212만5000달러(약 25억원)의 금전적 손해를 입은 것이다.
기쿠치는 올 시즌 빅리그 데뷔 3년차를 맞아 29경기에서 157이닝을 던지며 7승9패 평균자책점 4.41 탈삼진 163개를 기록했다. 전반기 16경기 6승4패 평균자책점 3.48로 활약하며 올스타에 선정됐지만 후반기 13경기 1승5패 평균자책점 5.98로 부진했다. 순위 싸움 중이던 시즌 막판에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 불펜 대기도 했다.

당초 선수 옵션 실행이 유력한 기쿠치였지만 깜짝 FA를 택하며 시장에 나왔다. 일본 복귀설도 제기됐지만 와타나베 히사노부 세이부 단장은 "기쿠치가 아직 미국에 있다. 글쎄,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연봉이 비싸서 엄두를 못 낸다"고 부정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소속 기쿠치가 올 겨울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