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을 정도로 연락왔다” 정수빈 잔류시킨 허경민, 올해는 박건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07 05: 33

허경민이 두산 90트리오의 영원한 동행을 위해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서 다시 한 번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지난 격동의 스토브리그서 허경민, 정수빈, 김재호, 유희관 등 4명의 FA 선수를 잔류시킨 두산 베어스. 그 중 90년생 동갑내기 절친인 허경민과 정수빈의 계약 뒷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허경민이 지난해 12월 10일 최대 7년 85억원에 두산 1호 FA 계약을 맺은 뒤 곧바로 친구 정수빈 설득에 나섰다. 당시 정수빈은 원소속팀 두산 이외에 한화로부터 4년 총액 40억원을 제안 받은 상황.

두산 허경민(좌)과 박건우

그러나 허경민은 정수빈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걸어 “두산에서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고 또 전달했다. 그리고 이는 엿새 뒤 정수빈의 6년 총액 56억원 잔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정수빈은 “(허)경민이가 정말 귀찮을 정도로 연락을 했다. 계속 함께하자고 했다”며 “한 번 경민이와 끝까지 함께하는 걸 상상해봤다. 물론 한화에 가서도 더 성장하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경민이와 긴 시간 안정적으로 가는 방향을 택했다”고 밝혔다.
좌측부터 두산 정수빈-허경민-박건우 / OSEN DB
1년이 지나 이번에는 90트리오에서 가장 늦게 핀 꽃인 박건우가 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있다. 7년 연속 3할 타율을 비롯해 수비와 주루가 모두 수준급인 그는 이번 외야 FA 시장의 최대어가 될 전망.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90트리오가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절친이 다시 한 번 휴대폰을 들기로 결심했다. 허경민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취재진에 “항상 이맘때가 되면 FA 이야기가 나오는데 친구가 아닌 동료 입장에서 봤을 때 두산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가 바로 (박)건우와 (김)재환이 형이다. 앞으로 두 선수와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가을야구라는 잔치에 주제와 관계없는 인터뷰를 할 정도로 친구의 잔류가 간절해 보였다.
허경민에 따르면 박건우도 두산 잔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토브리그가 시작됐을 때 지금의 마음이 유지될지는 미지수. 프로는 돈이고, 돈은 곧 프로이기 때문에 치열한 영입전이 펼쳐질 경우 자신에게 진정성을 보이는 팀에 갈 수밖에 없다. 허경민이 2차전에 앞서 이러한 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허경민은 “사실 이 이야기를 후반기에 하고 싶었는데 처음 하게 됐다”며 “(박)건우도 정말 남고 싶어하고, 나 역시 이런 동료들이 있어야 아구를 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정수빈과 비교해 박건우는 설득이 다소 힘들 전망. 허경민은 “아무래도 (박)건우가 (정)수빈이보다는 힘들다. 그래도 내 마음이 곧 선수들의 마음이고, 내 전화를 잘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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