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행' 가을사나이, “분위기는 두산 우세…투수들 재일이 형 막아주길” [준PO3]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07 21: 11

준플레이오프를 지배한 ‘가을사나이’ 정수빈(두산)이 다음 퀘스트인 사자 사냥을 하러 대구로 향한다.
두산 베어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의 3차전에서 10-3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 이어 3차전을 따낸 두산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2년 연속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대구행 주역은 정수빈이었다.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준플레이오프 1차전 4타수 2안타 1타점 맹타에 이어 2차전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출루에 성공했고, 이날 5회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비롯해 5타수 3안타 4타점 1볼넷 2득점 맹활약으로 LG 격침을 이끌었다. 시리즈 MVP는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5회초 2사 만루 두산 정수빈이 싹쓸이 3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린뒤 환호하고 있다.    2021.11.07 / soul1014@osen.co.kr

정수빈은 경기 후 “LG 투수들이 너무 좋아 많이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는 외인 2명이 빠져서 약세였는데 이렇게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잘한 것”이라며 “특히 투수들이 정말 많이 고생한다. (이)영하, (홍)건희를 비롯해 선발투수도 3명으로 하고 있는데 정말 고생이 많다. 올라가서 또 이긴다면 그 때가 두산의 미라클일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수빈은 이날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가을 사나이의 면모를 뽐냈다. 1회 홍창기와 2회 구본혁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지워냈다. 정수빈은 “ (홍)창기가 좌측으로 많이 치는 경향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 있었다. 공이 온다고 준비했고 다이빙캐치라는 걸 생각하고 있었다. 스타트가 잘 돼서 잘 잡았다”고 비결을 전했다.
경기종료 후 준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된 두산 정수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07 / soul1014@osen.co.kr
다이빙캐치는 자칫 공이 뒤로 빠질 경우 장타를 허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수빈은 “물론 뒤로 빠지면 큰 위기가 오는데 1회였고 뒤에 찬스가 많이 있었다. 큰 경기는 분위기 싸움이라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려고 했다”며 “정규시즌이었어도 잡았을 것이다. 어려운 타구였는데 잘 잡았다”고 흡족해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활약으로 정규시즌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한 정수빈. 그는 “올 시즌은 당연히 못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9월부터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은데 아무리 못하더라도 항상 기회는 오는 것 같다. 그 기회를 잘 잡으려고 했고 지금처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두산은 이제 오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정규시즌 준우승팀 삼성과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정수빈은 “삼성은 투수도 좋고 타자도 좋다. 밸런스가 좋은 팀이다”라며 “우리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다. 약세이긴 하지만 단기전이기 때문에 누가 더 집중력 있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가 이겼기 때문에 집중력, 분위기는 우세일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어 “삼성이랑 가을야구를 많이 해봤는데 어려운 팀이고 분위기를 한 번 잡으면 놓지 않고 끝까지 가는 팀이다. 삼성전도 마찬가지로 분위기 싸움이다. 단기전이라 어느 누가 분위기를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옛 동료 오재일을 만난다. 정수빈은 “(오)재일이 형은 큰 경기 한방이 있다. 우리 투수들이 형을 잘 공략해서 막아준다면 우리에게 더 유리할 것 같다”고 멋진 승부를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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