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된 기분.”
추신수(39)는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 첫 시즌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취재진을 만나 자신의 타율이 아쉽다고 했다.
KBO 입성 후 첫 시즌을 되돌아보면서 그는 “내가 원했던 점보다 부족했다. 미련이 남는다”면서 “아직 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타율이 아쉽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137경기에서 타율 2할6푼5리 21홈런 69타점 장타율 .451 출루율 .409를 기록했다. 10월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100번째 볼넷을 얻어내며 양준혁이 가지고 있던 최고령 단일시즌 100볼넷 기록(37세 3개월 26일)도 39세 3개월 13일로 늘렸고, 39세 2개월 22일의 나이로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도 세웠다.
이런 추신수도 유독 상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투수가 있다. 추신수는 “언더 형 투수를 좋아한다”면서 “고영표를 상대하면서는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추신수는 올해 KT 위즈 옆구리 투수 고영표를 만나 7타수 무안타로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다. 삼진만 5차례 당했다. 추신수는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 언더핸드스로 투수들은 투심, 커브를 주로 던진다. 체인지업을 잘 던지지 않는다”면서 “고영표가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못 치겠더라. 공이(시야에서) 없어지는 느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추신수도 인정한 고영표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 올해 26경기 등판해 11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2.92 활약으로 팀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KT. 고영표는 메이저리그 16시즌을 보낸 베테랑 선배의 극찬을 받은 체인지업으로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상의 후 결정할 일이지만 추신수가 이후 KBO 리그에서 더 뛰기로 결정한다면 고영표와 재대결을 지켜보는 것도 2022시즌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KBO 리그 입성 첫 해, 굵직한 기록들을 남기고 극단적 시프트를 깨기 위해 기습 번트 등 여러 시도를 보여주기도 했던 추신수가 다음에는 고영표를 어떻게 상대할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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