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투샷을 보면 빈 구석이 없다. 190cm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 자신감 넘치는 표정까지 프레임을 꽉 채운다. 한화의 2022년 신인 투수 문동주(18)와 박준영(18)이 바로 그들이다. 그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한화는 2022년 신인 지명에서 두 선수를 모두 손에 넣는 횡재를 했다. 문동주를 전국 1차 지명으로 먼저 뽑은 뒤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박준영을 지명했다. 상황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둘 모두 한화 순번에 올 수 없는 선수들이었다.
광주진흥고 문동주는 예년 같았으면 연고팀 KIA의 1차 지명이 확실했지만 5툴 유격수 김도영(광주동성고)이 급성장하며 경쟁자로 떠올랐다. 투수보다 야수가 부족한 KIA 팀 사정과 맞물리면서 문동주가 전국 1차 지명으로 넘어왔다.

세광고 박준영 역시 전국 1차 지명 순번에서 한화 다음 차례였던 삼성의 지명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삼성도 때마침 투수보다 야수가 더 필요했고, 내야수 이재현(서울고)을 선택하면서 박준영과 한화의 만남이 이뤄졌다.
두 선수는 올해 고교 우완 투수 랭킹 1~2위였다. 비공식 경기에서 최고 156km까지 던진 문동주는 빠른 공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투구폼에 안정된 커맨드까지 갖췄다. 이미 고교 2학년 때 150km를 뿌렸던 박준영도 올해는 밸런스 문제로 고전하긴 했지만 잠재력은 문동주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 5일 시작된 대전 마무리캠프에서 첫발을 내딛은 두 선수는 주변 기대만큼 포부도 크다. 지난달 입단식 때 문동주는 한화 영구 결번들이 나열된 관중석을 가리키며 "저기에 제 등번호 달겠다"고 외쳤다. 충북 증평 출신으로 청주에서 자란 '충청 로컬보이' 박준영은 "한화를 꼭 우승시키겠다. 우승만 할 수 있다면 몸이 부서져라 100%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마무리캠프 숙소 룸메이트로 함께하며 둘 사이도 가까워졌다. 문동주는 "같이 붙어있으니 재미있다.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박준영도 "동주는 워낙 착하고, 성실하다. 공통점이 많아 빨리 친해졌다"며 "동주는 실력이 좋은 만큼 1차 지명 가치가 있다. 당연히 1차 지명돼야 할 친구다. 저 역시 선의의 경쟁으로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빙그레 시절부터 우리 팀에는 이상군, 한희민, 한용덕, 송진우 등 좋은 선배 투수들이 많았다. 그 분들도 서로 의식하면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셨다. 한 번 뛸 것을 두 번 뛰고, 공 하나라도 더 던지려 했다. 이런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문동주와 박준영에게 더욱 기대가 된다"며 18세 루키들이 선의의 경쟁자이자 동반자로 성장하길 바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