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를 몰랐던 28연승 투수. 한때 '신의 아이'라고 불렸던 다나카 마사히로(33·라쿠텐 골든이글스)가 8년만의 일본 복귀 시즌을 단 4승으로 마쳤다. 포스트시즌 등판도 불발되면서 허무하게 시즌을 마친 다나카는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다나카는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팬들의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어제(7일) 라쿠텐의 2021시즌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끝났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끝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게 지원해준 분들과 응원해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속상하다, 속상해"라면서 몹시 아쉬워했다. 퍼시픽리그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라쿠텐은 클라이맥스 시리즈(CS) 제1스테이지에서 지바 롯데 마린스에 1패1무로 무릎 꿇으며 시즌이 완전히 끝났다. 3차전 선발로 내정됐던 다나카의 등판도 결국 불발됐다.

7년간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라쿠텐으로 돌아온 다나카에겐 불운의 해였다. 올 시즌 23경기에서 155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01 WHIP 1.03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WHIP 2위, 평균자책점 5위로 빼어난 투구를 했지만 단 4승(9패)에 그쳤다. 패가 승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퍼시픽리그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21명 중 가장 적은 승수였다.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17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지만 이 17경기에서도 완투패 한 번 포함 3승5패에 그쳤다. 승패 없는 노디시전도 9번. 그가 나올 때마다 타선이 유독 터지지 않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다나카였기 때문에 참 낯선 불운이었다.
다나카는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해였던 2013년 28경기에서 24승을 거두며 한 번도 지지 않은 '불패 투수'였다. 2012년부터 무려 28연승을 달렸다. 개인 28연승은 미국 메이저리그 칼 허벨이 1936~1937년 기록한 24연승을 넘어 세계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코로나로 60경기 단축 시즌이었던 지난해(3승)를 빼고 나머지 6시즌 모두 11승 이상 꾸준히 거둬 불운과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일본 복귀 시즌에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고, 미일 통틀어 풀시즌 기준 개인 최소 4승에 그쳤다. 그 전에는 프로 2년차였던 2008년 9승이 가장 적은 승수. 라쿠텐과 내년까지 2년 계약을 맺은 다나카는 1년 후 옵트 아웃 조항이 있지만 메이저리그 복귀 추진 대신 잔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불운을 딛고 내년에는 다시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